"자고 나니 지진"…1978년 관측 이래 함안서 첫 '진동'

지난 3일 경남 함안군에서 기상청 관측이래 최초로 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부 예민하게 진동을 느낀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다행히 피해는 없었다.

소방본부에는 지진 발생을 문의하는 전화가 잇따랐다.

지난 3일 오후 11시 35분쯤 경남 함안군 북동쪽 9㎞ 지역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했다.

창원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진 발생 이후 관련 문의가 146건 접수됐다.

경남소방본부 관계자는 “규모가 큰 지진이 아니어서 흔들림을 느꼈는데 지진이 맞는 것인지 확인하는 전화가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함안군과 맞닿은 창원시에서도 일부 주민들은 미세한 흔들림을 감지하기도 했다. 지진 규모가 작아 다행히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진을 느낀 함안군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함안군 칠원읍에 사는 배모(36)씨는 “교통사고 나듯 '쿵' 하는 소리가 나고 건물이 2초 정도 흔들렸다”며 “앞으로도 지진이 또 나지는 않을까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함안에서 50년 이상 거주한 김모(가야읍)씨는 “지진 발생 당시 자고 있어서 잘 몰랐는데 일어나서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경주 지진을 일으킨 단층과 연결돼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경남도 재난대책안전본부와 함안군 안전총괄과는 밤새 상황을 파악하면서 피해 여부를 확인했다.

도 재난대책안전본부 관계자는 “규모 3.5 이하 약진이라 특별한 대응 없이 상황만 체크하면서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한 곳은 없는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3시46분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10㎞ 지역에서 규모 2.1의 지진이, 오전 10시2분과 10시36분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역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한 바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함안지역 지진은 아날로그 지진관측망이 구축된 1978년이래 처음으로 관측됐다.

경남에서는 현재까지 총 55차례 지진이 관측됐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관측은 지난 8월 31일 0시 39분쯤 경남 합천군 서쪽 13km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2.6의 지진이다.

2005년 6월 29일 경남 통영시 매물도 동남동쪽 46km 해역에서 있었던 규모 4.0의 지진이 관측이래 경남에서 발생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매년 한반도에서 40건 이상의 산발적 지진이 관측되는데 이번 함안 지진도 그 범주에 포함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