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1-04 15:45:56
기사수정 2016-11-04 15:53:37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 청와대가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3일 MBN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말 당시 청와대 핵심 수석비서관은 CJ그룹 최고위층 인사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뜻"이라며 이미경 부회장의 경영 일선 퇴진을 요구했다. 공개된 녹취에서 청와대 인사는 "너무 늦으면 진짜 난리 난다. 지금도 늦었을지 모른다"고 말하고, 'VIP(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전하는 거냐'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다.
이를 두고 CJ가 제작한 방송과 영화가 박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CJ E&M이 제작한 tvN 'SNL 코리아'에서 정치 풍자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가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방송을 내보내고, 배급 영화인 '광해, 왕이 된 남자'가 보수세력으로부터 야권 인사를 찬양했다는 비난를 받으면서 청와대와 불편한 관계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CJ는 이재현 회장의 구속 이후 논란이 됐던 개그 코너를 폐지하고, '명량' '국제시장' '인천상륙작전' 등 애국심을 강조하는 영화를 잇따라 내놨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응원한다'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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