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포츠토토에도 '최순실 입김' 닿았나

“최씨와 ‘절친’이었던 대학강사, 경력도 없이 스포츠단 차장 채용” / 장유진 기획 아래 창단 의혹 / 케이토토 “합당한 절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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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계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사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지인을 스포츠토토 스포츠단의 차장 직급 자리에 앉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스포츠토토 스포츠단은 이 단체 소속 빙상단이 감독인 전 스피드스케이트 국가대표 이규혁(38)과 최씨 조카인 장유진(37·장시호씨의 개명)씨의 기획아래 창단됐다는 증언이 나온 바 있는 곳이다.

최씨 일가가 스포츠토토 스포츠단의 인사에까지 관여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뿌리 깊이 침투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줄 소환 최순실씨 지시를 받아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지목된 김성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이 8일 조사를 받은 뒤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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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제보자·업계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대학에서 여가·레크리에이션 과목을 가르치던 강사 A(여)씨는 지난해 7월 스포츠토토 스포츠단 차장 직급으로 갑작스레 채용됐다. 무용학 학사, 교육학 석사, 체육학 박사 과정을 거친 A씨는 관련 학회 이사 등을 맡은 바 있지만 당시 스포츠단 업무 경력은 전무했다.

박근혜정부의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씨의 측근 김홍탁씨가 8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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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를 잘 안다는 한 관계자는 “A씨가 최순실과 매일 같이 다닐 정도로 ‘절친’이다. 자녀들을 데리고 함께 미국 뉴욕 여행까지 다닐 정도였다”며 “당시 그 자리에 앉은 것도 이 인연이 도움되지 않았겠냐”고 증언했다. 실제 A씨는 지난 2013년 본인 자녀가 재학 중이던 서울 시내 한 초등학교 학부모회 회장을 맡으면서 최씨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 딸 정유라씨가 졸업한 이 학교에서 최씨 또한 학부모회 회장을 맡은 바 있다.

A씨 채용 당시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스포츠토토 수탁사업자로 ‘케이토토’가 새로 선정돼 스포츠단 등 사업을 시작하던 시점이다. 케이토토 측은 “A씨와 최씨의 사적 관계를 알지도 못했고 내부 인사 규정에 맞게 합당한 절차를 갖춰 채용이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당시 채용 경로가 불투명하고 A씨 이력과 스포츠단 업무의 연관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의문은 여전하다. 당시 채용은 공개 채용이 아니었다. 케이토토 측은 “당시 막 수탁자로 선정된 상황이라 어수선한 가운데 인력이 부족하니깐 관련 업무를 볼 수 있는 분을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A씨를 뽑았다”고 설명했다.

일반 사원이 아닌 차장 직급으로 채용된 이유 또한 불분명하다. 케이토토 차장 직급 연봉은 5000만원대 후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체육 관련 학위가 있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하지만 정작 담당 업무는 이와 큰 관련이 없었다.

A씨는 스포츠단에서 행사 준비나 사무 업무 전반을 담당했다. A씨는 입사 14개월 만인 지난 8월31일자로 스포츠토토 스포츠단을 갑자기 퇴사했다. A씨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A씨는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다”는 입장만 일방적으로 말한 뒤 전화를 끊었고, 이후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저와는 상관없는 얘기입니다”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케이토토를 관리·감독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측은 “케이토토가 우리 수탁사업자이기 때문에 사업을 할 때 예산 등은 협의하지만 의 인사와 관련해서는 우리가 관여하지 않는다”며 “그런 사람이 근무하는 것도 몰랐고 누군지도 모른다”고 해명했다.

김승환·최형창 기자 hw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