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잠룡 5인 '대통령 하야' 온도차

추미애 대표와 비공개 조찬 회동 / 문재인·김부겸·안희정 “당 뜻 존중” / 박원순·이재명 “하야 관철” 강경 / 안철수·박 시장 오늘 시국 논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권주자들은 8일 추미애 대표와 조찬회동을 갖고 최순실 게이트 정국 수습을 위해 당을 중심으로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하지만 대통령 하야를 위한 투쟁 등 대응 수위에 대해선 서로 의견이 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는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김부겸 의원,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과 조찬을 함께하며 1시간 동안 비공개로 정국 수습을 위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 회동은 단계별로 투쟁 수위를 높이기로 한 민주당과 달리 대권주자들이 경쟁적으로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당과 주자들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왼쪽 세번째)가 8일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 소속 대권주자 5인과 만나 ‘최순실 게이트’ 대응책을 논의하기에 앞서 손을 맞잡아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 추 대표,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제원 기자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따르고 민심의 촛불을 존중한다는 데 다 함께 의견을 모았다”며 “앞으로 이런 비상시국을 해결해 나가는데 당을 중심으로 지도부 뜻을 존중하고 대선을 준비하는 다섯 후보께서도 함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참석한 대권주자들은 당을 중심으로 질서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데 공감을 하면서도 대응 수위를 놓고는 견해차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혼란 상황에 대한 수습책을 논의하려고 자리에 앉고 있다.
이제원 기자
문 전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민심을 존중하지만, 그와 함께 정치적인 해결을 위한 노력도 해야 하기 때문에 지도부를 중심으로 단합해서 함께 나아가기로 했다”고 단계별 퇴진운동 방침을 세운 지도부의 방안에 힘을 실어줬다. 김 의원도 “여러 의견을 종합해서 지도부가 잘 대응하고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가세했다. 안 지사는 “추 대표와 당이 단결해 힘을 모으자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두 대권주자는 하야 관철을 위한 당의 즉각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박 시장은 “지금 국민이 바라는 것은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새로운 대한민국의 건설”이라며 “이런 국민의 도도한 요구를 당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도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당이 국민의 뜻에 따라 최종적으로 헌법상의 권한인 탄핵을 행사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드렸다”고 밝혔다.

한편 박 시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9일 오전 최순실 게이트 정국 수습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회동을 하기로 했다. 안 전 대표의 요청으로 추진된 회동에서 양측은 박 대통령의 2선 후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안 전 대표가 이날 제안한 비상시국 수습을 위한 정치지도자회의 구성도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