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1-08 18:27:28
기사수정 2016-11-08 18:27:28
‘정유라 승마 특혜 의혹’ 관련 삼성전자·마사회 등 압수수색 / 대기업 53곳 전수조사 나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씨로 인해 촉발된 검찰의 국정농단 수사가 대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8일 기업들이 미르·K스포츠 두 재단에 낸 출연금 성격을 놓고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재단 출연금이 아니고 대가성 있는 돈으로 드러나면 정부 인사에겐 뇌물죄, 기업에겐 뇌물공여죄를 각각 적용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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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는 삼성전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한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상윤 기자 |
검찰 관계자는 “사정에 따라선 총수들도 불러 조사할 것”이라고 밝혀 수사 개시 후 처음으로 재벌 총수 소환 가능성을 내비쳤다.
검찰은 이날 삼성그룹이 최씨와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20)씨 모녀에게 35억원의 특혜성 지원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대한승마협회, 한국마사회 등 9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삼성은 이와 별개로 미르·K스포츠 두 재단에 기업들 중 가장 많은 204억원을 출연했다.
검찰은 현대차그룹 박모 부사장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현대차는 미르·K스포츠 두 재단에 총 128억원을 내 출연금 규모가 삼성에 이어 두 번째다.
검찰은 삼성·현대차 외에 롯데그룹도 신동빈 회장이 올해 초 박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70억원의 추가 출연을 요청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이는 박 대통령 본인 조사가 꼭 필요한 부분인데 검찰 관계자는 “(박 대통령 조사는) 이번주가 지나야 윤곽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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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8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국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이제원 기자 |
검찰은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47)씨의 측근인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전날 밤늦게 체포해 조사했다. 그는 차씨,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과 짜고 중소 광고사 강탈을 시도한 혐의와 원장 시절 공사 수주 대가로 뇌물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한편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배다른 형제 이모씨의 법률대리인 조원룡 변호사는 이날 서울중앙지검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직무유기와 제3자 뇌물제공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김태훈·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