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라는 돌출변수를 맞아 "불투명한 대외환경을 맞아 국정공백을 해소하고 리더십을 확고하기 하기 위해서라도 박근혜 대통령이 빨리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논리로 트럼프가 최순실 게이트를 가리는 것을 경계했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미 대선 결과에 과도한 불안을 안 느꼈으면 좋겠다"며 트럼프 발언은 대선용으로 마치 큰 변화가 생길 듯 호들갑 떨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는 민심이 워낙 강해 트럼프 당선이 최순실 정국을 덮지 못할 것이다"며 "개헌도 최순실을 못 덮고 대통령 사과도 하야 여론을 바꾸지 못했다. 뿌리 깊은 분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트럼프, 최순실은 최순실"이라고 했다.
우 원내대표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국 국민은 변화를 선택했다"며 트럼프 현상이 기존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의 염원이 표출된 것으로 '촛불민심'에 대입해 정권 교체의 당위성 소재로 삼았다.
그 맥락으로 우 원내대표는 "빈부 격차와 기득권세력에 의한 닫힌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외친 것"이라며 "한국의 빈부 격차 심화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민의 절망이 변화를 원하는 민심으로 폭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트럼프 변수'를 박 대통령이 국정의 중심으로 복귀하는 명분으로 삼는다면 국민은 더 분노할 것"이라고 했다.
추 대표는 "이미 한국의 대통령은 뉴욕타임스 만평에서 굉장히 조롱거리가 됐다"며 "대통령은 나라의 얼굴인데, 망가진 얼굴로 외교무대에 나설 수 없기 때문에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도 갈 수 없다고 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김한정 의원은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적어도 반년은 새로운 대외정책이 결정되는 골든 타임"이라며 "빈 알맹이의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로 진공상태 리더십인 박 대통령이 외교 안보를 챙길 게 아니라 초당적 대미 대책회의를 구성해야 한다"고 했다.
의총직후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미 대선에 대한 우려를 말하면서 국정을 안정시키기 위해 대통령이 2선후퇴 선언하고 국회 추천 총리가 실질적인 국정을 운영하도록 명확한 권한을 주는 게 수습책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트럼프 당선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다. 사업가 출신이라 실리적 접근을 할 것"이라며 "문제는 우리나라 대통령이다. APEC도 못 가는 대통령은 그 위치를 스스로 내려줘야 한다"고 퇴진을 거듭 요구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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