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1-10 19:10:00
기사수정 2016-11-10 23:05:11
강요와 횡령 혐의 등 구속영장 / 용역업체 선정대가 2억대 받아 / 운영 회사 자금 10억 개인 유용
박근혜정부 들어 ‘문화계 황태자’로 부상한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구속 위기에 내몰렸다. 그가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배경을 믿고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인사 전횡을 한 정황이 검찰 수사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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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발 벗은 차은택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총애를 등에 업고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10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가발을 벗은 채 조사실로 향하면서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하상윤 기자 |
검찰이 10일 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적용한 혐의만 공동강요와 횡령, 알선수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무려 4개에 달한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 사이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힘까지 빌려 측근인 이동수씨를 KT 마케팅 담당 전무로 취직시킨 게 대표적이다.
이씨는 차씨가 몸담은 광고제작사 ‘영상인’에서 함께 근무했다. 당시 영상인 대표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검찰은 안 전 수석에게도 관련 혐의를 추가할 방침이다.
차씨는 자신이 사실상 소유한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가 KT의 광고 대행사로 선정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자신이 운영하던 광고회사 아프리카픽쳐스에서 운영자금 10억여원을 빼내 개인적으로 쓴 혐의 등도 있다.
검찰은 특히 차씨가 2014년 측근인 김홍탁(55) 플레이그라운드 대표와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안 전 수석 등을 동원해 포스코 광고계열사였던 포레카의 지분 강탈을 시도한 혐의 규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씨 등은 지난해 포레카 인수전에 참여한 중소 독립광고대행사 컴투게더 측에 ‘포레카 인수 후 지분 80%를 넘기라’고 압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지분 강탈을 지시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으나 검찰은 “그런 지시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 검찰은 권오준(66) 포스코 회장을 11일 불러 차씨 등의 포레카 지분 강탈 시도 경위 등을 조사한다. 권 회장은 최씨 사태가 불거진 이후 대기업 총수로는 처음 검찰에 출석한다.
권 회장은 취임 후인 2014년 3월 경영 정상화 차원에서 지분 100%를 보유한 포레카 매각을 결정하고 같은 해 말 컴투게더를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자마자 차씨 일당의 포레카 지분 강탈 행태가 노골화했다. 항간에 ‘포레카 매각 단계부터 이미 포스코와 차씨 간에 협의가 다 이뤄졌다’는 얘기가 나도는 건 이 때문이다.
검찰도 포레카 매각 결정 이면에 차씨에게 이권을 챙겨주려는 목적이 있었던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11일 차씨를 상대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다.
이창수 기자 wintero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