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1-12 19:48:58
기사수정 2016-11-12 20: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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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12일 오후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광장과 시청광장에서 촛불을 밝히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12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촛불을 든 시민의 수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때의 규모를 넘어섰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6시30분 현재 광화문광장 일대에 운집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참여 인원이 모두 10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노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촛불집회 때의 20만명,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의 70만명을 훌쩍 뛰어 넘는 수다. 경찰 추산으로도 이날 오후 7시30분 현재 26만명이 모여 2004년 13만명, 2008년 8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1987년 6·10 민주항쟁 이후 역사적인 규모의 집회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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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촛불이 모인 12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앞. |
서울광장 민중총궐기 본집회가 마무리된 뒤 5시30분쯤부터 네 갈래로 나눠 행진을 벌인 시민들은 현재 경복궁역에서 안국역으로 이어지는 율곡로 일대에서 청와대 앞을 포위하고 있다. ‘하야~ 하야하야 하야하야 하야야~ 하야~ 하야하야 박근혜는 하야하라~’라는 노랫말로 개사한 ‘아리랑 목동’ 등을 부르며 청와대 앞으로 행진한 시민들은 6시30분을 기해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거센 함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주최 측은 “인근에 더 이상 발 디딜 틈이 없어 사직동, 안국역 방향으로 (시위 인파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일대에 272개 중대 2만50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한 경찰은 광화문 앞과 지하철 경복궁역 앞, 자하문로 앞 등지에 차벽을 치고 시위대 진출을 막고 있다. 경찰은 2선에 살수차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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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방관이 12일 경찰 차벽을 열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
사람 1명이 지나가기도 힘든 촘촘한 차벽 때문에 몇달 전 무릎 수술을 받은 할머니(85)가 청운동 집에 가는 길이 막히자 시민들이 할머니를 업고 차벽 옆 담장을 넘어가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소방관이 차벽을 열어달라고 요청하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같은 시각 광화문 광장에서는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사전행사에서는 록밴드 크라잉넛이 ‘룩셈부르크’와 ‘말달리자’ 등을 연주하며 흥을 돋웠으며, 도올 김용옥 교수는 마이크를 잡고 “(이 정권은) 꽃다운 생명이 세월호와 더불어 침몰하는 것을 방관하고, 혼은 비정상 운운하며 역사 국정교과서를 강압적으로 제작하고, 위안부 문제를 침략자 일본의 구미에 맞게 합의하고, 최순실의 사악한 농단에 국정을 팽개친 정권”이라며 “박근혜 대통령님, 이미 당신이 저지른 끔찍한 죄악은 사과로 모면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 속히 물러나십시오”라고 촉구했다.
글·사진=사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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