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1-14 18:47:55
기사수정 2016-11-15 13:19:22
정호성·안봉근·이재만 ‘빈자리’/권정욱·이현진·이동빈·천영식/측근 선임 행정관들이 공백 메워/여당 일각 “사적 인연에 이끌려/3인방 민심 왜곡 전달 우려” 지적
박근혜 대통령과 18년 정치 역정을 함께 한 ‘문고리 3인방’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려 청와대를 떠났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은 최씨가 청와대 관저를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편의를 봐준 의혹을, 청와대 문서 보안 책임자인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청와대 대외비 문건 방출을 방조한 의혹을 받아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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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될 전망으로 밝혀진 가운데 조사받을 예정지로 검토되는 연무관 전경. 청와대사진기자단 |
3인방이 물러난 자리에는 그들과 가까운 행정관들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하지만 여당에선 이들이 3인방과의 친분 때문에 자칫 그들에 대한 민심을 왜곡해 전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인방 밑에서 일하며 두터운 신임을 얻었던 선임행정관들은 세 사람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부속비서관실의 경우 정권 출범부터 정 전 비서관과 손발을 맞췄던 권정욱 선임행정관이 대통령 말씀과 일정 전달 등을 담당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권 행정관을 신뢰하며 각별히 아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행정관은 김덕룡 전 의원의 보좌관을 역임하는 등 보좌 경험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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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리 권력’ 안봉근·이재만도 나란히 소환 구속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인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왼쪽),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14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남정탁 기자 |
총무비서관실에는 대선 경선 캠프부터 이 전 비서관과 일했던 이현진 선임행정관이 그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청와대 안살림을 도맡은 이 행정관은 인사팀 재정팀 행정팀 구매팀 시설팀 위민팀 등 6개 팀으로 구성된 총무비서관실의 참모로 일하고 있다. 이 행정관은 정권 출범부터 이 전 비서관이 가장 신경을 썼던 인사팀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이 행정관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보좌관을 지냈다.
홍보수석실에는 안 전 비서관 밑에서 일했던 이동빈 선임행정관이 홍보수석을 보좌하고 있다. 이 행정관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경욱 의원의 지역보좌관으로 잠시 일하다가 최근 김성우 전 홍보수석 보좌관으로 발탁돼 청와대에 재입성했다. 이 행정관은 정무적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4일 “3인방이 갑자기 청와대를 떠나 업무공백이 우려됐지만 권정욱, 이현진 행정관은 원활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이동빈 행정관도 국정홍보 경험을 바탕으로 홍보수석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3인방의 측근으로 분류될 수 있는 행정관은 아무래도 3인방을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할 것”이라며 “자칫 이들이 사적인 인연에 이끌려 3인방에 대한 민심을 왜곡해 전달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