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1-15 18:43:11
기사수정 2016-11-15 18:43:11
“(이)고은이한테 제가 없어서 뛰는 거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했어요”
V-리그 개막 전 여자부 ‘공공의 적’으로 지목받았던 IBK기업은행. 예상대로 선두를 질주 중이다. 그러나 현재 IBK기업은행의 전력은 불완전하다. 대체불가의 세터인 김사니가 현재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경기 출장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과 도로공사의 2016~17 V-리그 2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15일 화성종합체육관. 경기 전 벤치에 앉아 후배들이 몸푸는 과정을 지켜보던 김사니를 만났다. 현재 몸 상태를 묻자 김사니는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아직은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2라운드 안에 복귀하는 게 목표긴 한데, 잘 모르겠네요”라고 답했다.
김사니는 지난 8일 GS칼텍스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부상 이유를 묻자 “원래 9월 KOVO컵 때부터 왼쪽 종아리쪽이 좋지 않긴 했어요. 그쪽을 신경쓰다 보니 오른쪽 종아리 쪽에 과부하가 온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김사니의 빈자리는 현재 이고은이 채우고 있다. 이고은은 2013~14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3순위로 도로공사의 지명을 받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도로공사가 IBK기업은행과 2대2 트레이드를 하면서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4년차 세터다. 아무래도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김사니가 코트를 지킬 때와는 공격수들과의 호흡은 물론 경기 운영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김사니 대신 이고은이 풀타임 출장한 첫 경기였던 지난 11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은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패했다.
벤치에서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했느냐고 묻자 김사니는 “동료들에게 미안했죠. 사실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거든요”라면서 “고은이한테 ‘내가 없어서 뛰는 거라고 생각하지 마라’라고 얘기해줬어요. 제가 무조건 주전을 해야하는 것은 아니고 고은이와 저는 경쟁하는 사이니까요. 고은이가 지금 잘 해줘야 우리 팀에 좋은 거니까 벤치에서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이고은은 이날 확실히 흥국생명전에 비해 토스워크나 경기 운영이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리쉘과 박정아의 쌍포가 각각 21점(공격 성공률 40.47%), 18점(43.75%)으로 폭발했다. 두 선수를 보좌하는 역할의 김미연은 공격 득점은 단 3개에 그쳤으나 서브에이스만 5개를 폭발시키며 ‘친정팀’을 울렸다. 김희진(11점)과 김유리(6점)의 센터라인도 흥국생명전에 비해 이고은과의 호흡이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주전들의 고른 활약 속에 IBK기업은행은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이 무득점에 그친 도로공사를 3-0(25-19 25-21 25-16)으로 눌렀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추가한 IBK기업은행은 승점 16(5승2패)으로 2위권 흥국생명, 현대건설(이상 승점 11, 4승2패)과의 격차를 벌리며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사진 제공=발리볼코리아닷컴
화성=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