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니의 ‘조언’ 통했나 … ‘친정 ’ 울린 이고은

기업은행 , 도로공사 3대 0 완파 / 김 “내 대타로 뛰는 것 아냐” 격려 / 이 , 토스워크·경기운영 나아져
V-리그 개막 전 여자부 ‘공공의 적’으로 지목받은 IBK기업은행. 기대에 걸맞게 선두를 질주 중이다. 그러나 현재 IBK기업은행의 전력은 불완전하다. 주전 세터인 김사니가 오른쪽 종아리 부상으로 경기 출장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과 도로공사의 2016~17 V-리그 2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15일 화성종합체육관. 경기 전 벤치에 앉아 후배들이 몸푸는 과정을 지켜보던 김사니를 만났다. 현재 몸 상태를 묻자 김사니는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아직은 경기에 뛸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2라운드 안에 복귀하는 게 목표긴 한데 잘 모르겠네요”라고 답했다.

김사니의 빈자리는 현재 이고은(사진)이 채우고 있다. 이고은은 올 시즌 도로공사와의 2대2 트레이드로 IBK기업은행의 유니폼을 입은 프로 4년차 세터다. 아무래도 베테랑인 김사니가 코트를 지킬 때와는 공격수들과의 호흡은 물론 경기 운영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김사니 대신 이고은이 풀타임 출장한 첫 경기였던 지난 11일 흥국생명전에서 IBK기업은행은 2-3으로 패하며 연승행진이 중단됐다. 김사니는 “고은이한테 ‘나 대신에 뛴다고 생각하지 말라’라고 얘기해줬어요. 제가 무조건 주전은 아니고 고은이와 저는 경쟁하는 사이니까요”라고 답했다.

‘맏언니’의 조언이 먹혔을까. 이고은은 이날 확실히 흥국생명전에 비해 토스워크나 경기 운영이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리쉘과 박정아의 쌍포가 각각 21점, 18점으로 폭발했다. 두 선수를 보좌하는 역할의 김미연은 공격 득점이 단 3개에 그쳤으나 서브에이스만 5개를 폭발시키며 ‘친정팀’을 울렸다. 이정철 감독도 “고은이가 오늘은 제 몫을 해줬다”고 치켜세웠다.

이고은의 반등에 힘입어 IBK기업은행은 외국인 선수 브라이언이 무득점에 그친 도로공사를 3-0(25-19 25-21 25-16)으로 눌렀다. 승점 3을 추가한 IBK기업은행은 승점 16(5승2패)으로 2위권 흥국생명, 현대건설(이상 승점 11, 4승2패)과의 격차를 벌리며 선두 자리를 공고히 했다.

화성=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