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말에 피해 연예인들 '속탄다'

“억울하면 소송하라.”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지난 1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안 의원을 옹호하는 댓글과 함께 연예계 최순실 인맥에 대한 의혹만 제기해 놓고 사실을 밝히지 않는 무책임 행동이라는 비난의 댓글로 네티즌들 사이에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실제로 지난 3일 연예계에 최순실 인맥이 깊숙이 침투했다고 안 의원이 처음 말했을 때 가수 싸이와 이승철이 거론됐고 소녀시대 전 멤버 제시카까지 루머에 연루돼 엄청난 정신적 고충을 겪고 있다. 

또 다음에 나올 최순실 연예인이 누군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자 차례로 공식입장문을 발표하고 “최순실씨를 알지도 못하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력 반박했다. 

안 의원이 실명은 밝히지 않은 채 연예인 축구단 ‘회오리 축구단’과 국제행사 출연 등을 폭로하면서 싸이가 거론됐고 이승철은 방송에서 이 모 가수라는 말에 최순실 연예인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제시카는 시중에 도는 찌라시(사설 정보지)에 이름이 올라 소속사 측이 “최순실 게이트와는 전혀 상관없다”며 공식입장문으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안 의원은 “논란이 된 당사자들을 언급한 적도 없고 어느 누구의 특정인을 지명하지도 않았다”며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입장을 방송에서 밝혔다.

찌라시에는 제시카 외에도 또다른 연예인 한 명이 거론됐으며 안 의원도 최순실 인맥 연예인들을 직접 수사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이 방송에 나와 “억울하면 소송해라”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찌라시 내용에 해명한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안 의원은 “연예계에 최순실 인맥이 있다고 말한 것은 최순득, 장시호가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손을 뻗쳤다는 부분을 말씀드리기 위해 한 방송에서 간략히 언급을 한 건데 이후 몇몇 연예인이 아주 난리를 치더라”며 “최순실 연예계 인맥에 대한 분명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모두 진실이다. 그러나 최순실 연예계 라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 문란,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을 규명하는 곁가지에 불과하다”며 여전히 실명 밝히기를 꺼렸다.

이에 대해 제시카 소속사의 입장은 단호하다. 안민석 의원 역시 현재 떠돌고 있는 찌라시에 대해 사실무근임을 밝힌 상황에서 확인되지 않은 악의적인 글들이 온라인과 SNS상에 확대 재생산되고 있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네티즌들은 “실체도 없이 애매모호한 말만 던져 놓고 나머지 밝혀내는 일은 정의로운 기자들의 몫이라고 말하는 것은 혼란만 더 가중시키고 피해 연예인만 양산하는 꼴이다. 실명을 거론하지도 않았는데 누가 누구한테 소송을 제기하라는 것이냐”며 입을 모았다.

추영준 선임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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