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1-17 10:38:52
기사수정 2016-11-17 10:38:51
‘광화문 100만 촛불집회’ 이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분향소가 설치된 전남 진도 팽목항에 시민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
17일 진도군과 세월호 희생자 분양소 등에 따르면 지난 1∼14일 진도 팽목항 분향소에 비치된 방명록에 60여 명의 시민이 글을 남겼다고 했다.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2차 박근혜 퇴진 촉구 민중총궐기’ 이후 방명록에 쓴 글이 크게 늘었다. 12일 ‘3차 민중총궐기’ 직후에도 팽목항을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는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데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최근 상황과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세월호 참사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정부가 ‘해경 해체’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도 최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박 대통령이 참사 직후 ‘7시간’ 만에 모습을 드러내 ‘직무 유기’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해서는 ‘성형 시술’ 등 상식을 뛰어 넘는 의혹들이 쏟아져나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 시국의 상황과 맞물려 시민들이 팽목항을 찾아 희생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경남 산청에서 팽목항을 찾은 허 모씨(52)씨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사안들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충격의 연속이다. 제자들과 함께 이제라도 세월호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자 찾았다”며 “2년이 훌쩍 지났는데 세월호 인양이 계속해서 미뤄지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12일은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민중들의 촛불 집회가 있는 날이다. 그곳 대신 팽목항으로 달려 왔다”며 “이런 허접한 사회의 어른이라는 게 너무 미안하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세월호 참사 현장 진도 팽목항 분향소에 거주하고 있는 권 모씨(61)는 “한 동안 분향소를 찾는 사람들이 하나도 없었는데, ‘비선 실세’ 최순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의혹이 끊임 없이 제기된데다, ‘광화문 100만 촛불집회’와 맞물려 추모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많은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한승하 기자 hsh6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