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개헌 논의 당분간 불가능”

정국 정리된 후 다시 추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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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정국에서 개헌은 어렵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고위 인사는 17일 “정 의장이 최씨 파문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개헌 추진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가까운 의원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한 당직자는 “개헌론자인 정 의장은 자신의 임기 중에 개헌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며 “그러나 시국이 어지러운데 개헌을 거론하면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고 판단해 그 뜻을 당분간 접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의장실 관계자도 “정 의장은 지금 개헌을 언급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정국이 정리돼야 개헌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의장은 지난달 28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지방분권개헌 500인 원탁토론’에 참석해 “개헌을 통해 지방의 자주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한 후 개헌론과 거리를 두고 있다.

정 의장의 입장변화에는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 특검, 국정조사, 탄핵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헌을 추진하면 권력구조 개편 등에 관심이 집중되는 등 국면이 전환될 수 있어 전선을 흐트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국회 개헌특위가 구성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