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1-17 21:53:54
기사수정 2016-11-17 21:53:54
변호사 “다음주에 조사 협조” / 검찰, 최순실 등 3명 공소장에 / ‘박 대통령도 공범’ 적시 검토 / 조원동 전 경제수석 소환조사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박근혜 대통령을 상대로 한 이번주 내 검찰 조사가 사실상 무산됐다.
검찰이 마지노선으로 제안한 18일 대면조사 방안마저 박 대통령 측이 거부하자 검찰은 격앙된 표정이다. 검찰은 20일 최순실(60)씨,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 구속된 피의자들을 기소할 때 박 대통령을 이들의 ‘공범’으로 공소장에 적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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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가 15일 서울고검청사 앞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 연기를 요청하고 있다. 자료사진 |
박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54) 변호사는 17일 “서둘러 변론 준비를 마친 뒤 다음주에는 대통령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늦어도 18일까지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검찰의 최후통첩을 거부한 것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 등 기소 전에 대면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그 마지막 시점이 18일까지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참고인 신분의 현직 대통령을 상대로 조사를 강제할 수단이 없는 만큼 검찰은 일단 최씨 등을 기소한 다음 박 대통령을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최씨 등 공소장에 박 대통령과의 공범 가능성을 짧게 언급만 한 뒤 박 대통령 조사 후 공소장을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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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검찰은 이날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청와대에 재직하던 2013년 CJ그룹 손경식 회장에게 전화해 “대통령의 뜻”이라며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2선 후퇴를 요구한 혐의(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조 전 수석은 검찰에 출석하며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이미 기소된 상태인데, 이날 오전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1심과 같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최씨 조카인 장유진(37·개명 후 장시호)씨가 운영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불법으로 지원한 혐의(직권남용)를 받고 있는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최씨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20)씨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장충기(62)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을 18일 소환조사한다.
김태훈·장혜진·이창수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