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삼성 16억 후원 강요·횡령' 장시호 구속영장 청구

조사 마치고 구치소 향하는 장시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체포된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가 20일 새벽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나와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0일 최씨 조카인 장시호(37·장유진에서 개명)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적용된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업무상 횡령,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등 4가지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김 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공모해 삼성그룹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이 지원한 자금 일부를 빼돌려 사적으로 쓴 혐의도 있다. 삼성은 센터 측에 16억원을 지원했으나 실제 입금액은 5억원가량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가운데상당 액수를 장씨가 횡령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장씨는 작년 6월 체육 영재를 조기 선발·관리해 세계적인 기량을 가진 선수로 성장시킨다는 명분으로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이규혁(38)씨 등을 내세워 센터를 설립했다.

이후 직접 사무총장직을 맡아 인사·자금관리를 총괄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생법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작년 문체부에서 예산 6억7천만원을 지원받았는데 그 배후에 '체육계 대통령'으로 불린 김 전 차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장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의심받는 또 다른 업체인 '누림기획' '더스포츠엠' 등과 함께 사실상 평창동계올림픽 이권을 노린 기획법인이 아니냐는 의혹도 짙다.

검찰은 이틀 전인 18일 오후 4시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친척 집 인근에서 장씨를 체포해 조사해왔다.

구속 여부는 21일 오후 3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당일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심리는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가 맡는다.

지난 17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전 차관도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 영장심사를 받는다. 이 심사도 한 판사가 진행한다.

검찰은 장씨와 김 전 차관을 구속한 뒤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각종 이권개입 의혹을 본격 수사할 방침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