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뜻이니 그만둬" 조원동 前수석 구속영장

영화 '광해' 만든 CJ그룹 부회장에 "2선 후퇴" 강요

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전임자였던 조원동(60·사진)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박근혜정부의 ‘체육 대통령’으로 불린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조카인 장시호(37) 전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사무총장의 구속 여부도 곧 결정된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1일 조 전 수석에 대해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수석의 구속 여부는 23일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결정된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2013년 말 CJ그룹 손경식 회장에게 전화해 “박 대통령의 뜻”이라며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의 2선 후퇴를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당시 횡령 등 혐의로 구속수감된 동생 이재현 회장을 대신해 외삼촌인 손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있었다. 그는 조 전 수석의 퇴진 압박을 받은 이후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떼고 미국에 머물고 있다.

문화계 일각에서는 CJ가 자사의 케이블 방송 채널에서 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관람 후 눈물을 흘린 영화 ‘광해’를 배급한 것 때문에 현 정권의 미움을 샀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조 전 수석도 검찰 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한편 앞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전 차관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의 심리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김 전 차관은 장씨가 실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그룹이 16억여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혐의(직권남용)와 민간인 신분의 최씨에게 문화·체육계 국정 현안을 보고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 등을 받고 있다. 그는 법정에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구속을 피하기 위해) 판사님께 잘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장씨도 오후 3시부터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 심리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다. 장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공금 수억원을 빼돌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최씨의 언니로 박 대통령과도 절친한 최순득(64)씨의 딸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