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1월 대통령 사퇴"…또 헛발질 빈축

추미애, '朴대통령 1월 하야' 언급했다가 서둘러 해명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 1월 하야를 언급, 사실상 탄핵절차를 중단하고 새누리당과의 박 대통령 퇴진 협상에 임할 수 있음을 시사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추 대표는 곧바로 당내 회의를 거친 뒤 탄핵 중단은 사실이 아니고 헌법재판소가 1월말까지 탄핵 인용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고 서둘러 해명에 나섰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추 대표가 또다시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 앞 한 호텔에서 김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박 대통령의 퇴진 시점을 논의했다. 추 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사퇴는 늦어도 1월말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김 전 대표에게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는 박 대통령이 내년 1월 퇴진을 약속한다면 야당의 탄핵추진을 거둘 수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에 야권 내부에서 즉각 비판이 나왔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원내정책회의에서 "탄핵안을 발의하자고 그렇게 주장하던 추 대표가 이제 내년 1월 대통령이 퇴진하라는 다른 요구를 했다"며 "도대체 왜 민주당과 추 대표가 이렇게 나가는지 우리는 이해할 수 없다"고 추 대표를 비난했다.

파장이 커지자 민주당은 해명에 나섰다. 먼저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텔에서 나올 때 대표가 1월 말을 이야기한 것을 보면 '법적으로'라는 워딩이 있다"며 "4월말, 1월말로 협상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변인은 "우리가 자문을 구한 (전직) 헌법재판관이 사안이 명료하고 소추사유가 명확하기 때문에 1월말까지는 헌재판결도 될 것이라고 했다"며 "탄핵안이 오늘 만약 발의되면 (탄핵심판) 종료시점을 보고 이야기한 것이다. 탄핵을 강력히 촉구하는 과정에서 한 이야기지 임기협상을 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 본인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에게) 지금 탄핵을 발의하면 1월말까지 탄핵 심판이 종료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탄핵소추와 동시에 권한이 정지되는 것이고 1월말까지는 박 대통령이 사퇴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래서 (김 전 대표가 제시한) 4월30일 (대통령 하야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 전 대표에게 우리는 그런 식으로 대통령의 임기연장에 동의할 수 없다. 또 야3당 대표가 만나서 임기 단축에 대한 접촉과 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며 "제1당 대표로서 4월30일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것은 국민정서상 맞지 않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김 전 대표와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선 추 대표가 김 전 대표와 사실상 박 대통령 하야 협상을 해놓고 파장이 커지자 부랴부랴 말을 뒤집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이 탄핵 추진과 하야 협상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저울질을 하다가 스텝이 꼬였다는 것이다.

또 1월말에 헌재 결정이 나온다는 추 대표의 발언 역시 민주당의 희망 섞인 기대일 뿐 법조계 등의 전망과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법조계에서는 4월까지는 심리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있고, 180일을 모두 채워야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추 대표가 다른 야당과 협의 없이 김 전 대표를 만난 점, 회동에서 1월 하야 등을 언급한 점 등이 야권의 탄핵추진 단일대오를 깨는 행동이란 비판도 있다. 추 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의 회동, 박 대통령과의 단독 영수회담 등을 추진했다가 당내 반발로 계획을 철회한 데 이어 이번에도 돌출 행동을 하면서 당 안팎에서 비판이 커지는 모양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