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2-01 20:42:56
기사수정 2016-12-01 20:42:56
하필 이때… 눈치없는 창조경제 축제 / 13개 부처 참여 최대 규모 박람회
“창조경제요? 저희랑은 관련 없습니다.”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 역대 최대 규모로 개막한 ‘2016 창조경제박람회’ 현장에서 많은 기업들은 ‘창조경제’란 단어에 손사래를 치며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 “요즘 창조경제 관련 인식이 좋지 않아 나오기 조심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며 “아직 사업에 차질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앞으로가 걱정 아니겠느냐”고 우려를 드러냈다.
창조경제 관련 13개 정부 부처가 참여하고 33억원의 정부 예산을 쏟아부은 창조경제 홍보 박람회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박근혜 대통령 비선 실세들이 창조경제 정책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며 이번 박람회도 무기한 연기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지만 미래창조과학부는 오히려 행사 규모를 키워 눈총을 받는 실정이다. 이날 박람회 참여업체들은 창조경제를 둘러싼 최근의 부정적인 분위기 탓에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미 창조경제를 보는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은 데다 서울시의 관련 지원도 삭감되는 등 여파가 시작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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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행사장 1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16 창조경제 박람회’ 행사장앞이 최순실 국정농단 여파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서울창조경제센터에 입주해 있다고 밝힌 한 IT업체 관계자는 “최근 창조경제 분위기 때문에 부스 참여에 당연히 걱정이 있었다”며 “창조경제 관련 정부 예산은 유지된다고 하지만 하루빨리 창조경제센터를 탈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중소기업 관계자도 “오늘 창조경제 시상식 수상 관계로 박람회에 참여하게 됐는데 수상 사실을 내걸고 홍보할지는 사실 고민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개막식에는 기조강연이나 기념사·축사 없이 최양희 미래부 장관 등 주요 인사가 참여한 제막 퍼포먼스만 있었다. 박람회는 ‘내일의 변화, 오늘에 담다’를 주제로 관람료 없이 나흘 동안 코엑스에서 열린다.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나온 사업 아이템,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의 협업사례 등이 소개되며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와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이밖에 가상현실(VR) 기술로 관광·게임을 즐길 수 있고 ‘인공지능과 그림 그리기’, ‘자율주행차·드론 체험’ 등도 가능하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