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씨 모녀 때문에 승마계 초토화… 안타깝다”

[추적보도 - '공주승마'에 무너진 대한민국 (상)] ‘1등 김혁 선수’ 부친 인터뷰

 

지난 10월 대통령기 승마대회 마장마술 대학부에서 1위를 차지한 김혁(21·한양대) 선수는 고교 시절부터 탁월한 승마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그런 김 선수의 운명을 뒤집은 건 2013년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한국 마사회컵 전국 승마대회였다.

당시 대회에서 김 선수는 최순실(60·구속)씨의 딸 정유라(20)씨를 꺾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러자 다음날 상주경찰서는 심판들을 불러 여러 차례 조사했고 이후 지방에서 건설업을 하는 김 선수의 아버지(54)도 조사를 받았다.

5일 김 선수의 아버지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승마인들은 다 아는 내용이었지만 그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학부모들이 승마장에 있으면 다 이야기를 하는데, (최씨는) 옆에서 전화도 하고, 청와대 안봉근 전 비서관하고도 합니다. 왜 안 합니까. 다 하지요”라고 했다. 이어 “최씨나 박모 (대한승마협회) 전 전무가 우리를 ‘당길 때도’ 거기 끼어들면 평생의 약점이 될 것 같아서 절대 너희랑 안 한다고 거절했다”며 “실력으로 하자고 했고, 아들에게도 당당하게 붙으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김 선수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했다. 이 선발전에선 정씨는 큰 실수를 범한 상태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아 출전권을 챙겼다는 의혹이 일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씨는 “최순실씨가 딸의 점수가 낮게 나오면 심판들에게 고함도 질렀다”며 “승마장에서 그렇게 하는 사람은 최씨가 유일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저희 아들도 학교에서 13학점이 펑크가 났다. 승마도 학교를 안 나가면 F학점을 받는다”며 “지금 정유라씨 때문에 승마 후배들이 갈 대학이 없어졌다. 승마계를 완전히 초토화시킨 것”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김씨는 “저는 다른 거 바라지 않는다. 당당하게만 붙여준다면 (김 선수가) 1등 할 자신이 있다”며 “우리 혁이는 앞으로도 말만 탈 겁니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2018년 아시안게임을 개인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대학을 휴학하고 내년부터 독일로 연수를 갈 계획이다. 

특별취재팀=김용출·이천종·조병욱·박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