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2-05 18:56:52
기사수정 2016-12-05 22:46:38
“최대 60명 찬성 가능” 관측도 / 탄핵안 가결 여론전 나서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비박계 내부에선 최대 60여명까지 탄핵안 찬성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비박계가 ‘탄핵열차’에 탑승하며 친박(친박근혜)계와의 거리는 더 멀어지고 있다. 당장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을 논의하려던 당 중진협의체 회동이 무기한 연기됐다.
비박계가 주축이 된 비상시국회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안에 동참한 새누리당 의원의 마지노선이 35명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이보다 참여 의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관측도 나온다.
비상시국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비상시국회의에 한 번이라도 찾아온 사람이 49명, (친박계가 단체 불참한) 지난달 25일 의원총회 때 온 사람들이 62명”이라고 말했다. 최대 60여명을 탄핵안 찬성 가능성이 있는 의원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비박계 재선 박인숙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4년 전 그토록 열렬한 선거운동을 통해 만든 대통령을 이제 우리 스스로 탄핵해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라며 “대한민국을 위해 탄핵 찬성에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공개선언했다. 중도 성향의 초선 이철규 의원은 지역구 주민 여론조사를 통해 탄핵안 표결의 찬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조원진 최고위원, 이 대표, 이장우 최고위원. 남정탁 기자 |
탄핵 찬성쪽으로 마음을 돌리는 의원들 중 일부에는 친박계 의원들도 섞여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친박계 의원들의 이탈이 가속화된다면 새누리당 내에서도 탄핵안 처리가 기정사실화된다.
비박계가 탄핵불가피론으로 선회하며 친박계와의 간극은 더 벌어지고 있다. 김 의원을 포함해 비박계 나경원, 주호영 의원과 친박계 원유철, 정우택, 홍문종 의원 등 4선 이상 의원으로 구성된 중진협의체는 원래 이날 오전 비대위원장 추천 논의를 하기로 했지만, 인선을 탄핵 표결처리 이후로 무기한 연기했다.
앞서 중진협의체는 지난 2일 김형오·박관용·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조순형 전 민주당 의원 등 4명을 비대위원장 후보로 압축하고 이날 그중 1명을 정해 당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었다. 원 의원은 “갑작스러운 사정 변경이 생겨서”라고만 말했지만, 주 의원은 “탄핵 추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인사들 모두가 이를 고사한 것도 중단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 의원은 “서로 조금 아는 분들이 이래저래 연락을 드렸는데 다들 고사하시는 걸로 들었다”고 전했다.
|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을 나와 이동하는 중에 오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자유투표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르면 6일로 예상되는 박 대통령의 4차 대국민담화 및 친박계 핵심들의 설득작업이 마지막 변수일 것으로 분석된다. 김 의원은 “이제 와서 또 입장을 바꾼다면 우리가 설 자리가 없지 않겠느냐”며 “여야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한 대통령이 어떤 제안을 하더라도 탄핵에 착수한다는 게 어제 내린 결론”이라고 했다. 그러나 하태경 의원은 “대통령이 하야 발표를 하면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될 확률이 굉장히 높다”며 “하야 선언을 하면 탄핵안에 찬성이 많을지 반대가 많을지는 당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