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2-06 14:52:17
기사수정 2016-12-06 14: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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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돌아오는 `송광사 오불도`. 문화재청 제공 |
내년 상반기에 돌아올 예정이었던 18세기 불화 '송광사 오불도'가 8일 한국 땅을 밟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순천 송광사에서 도난당한 뒤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서 존재가 확인된 송광사 오불도의 기증식을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포틀랜드에서 열어 불화를 인수했다고 6일 밝혔다.
송광사 오불도는 8일 오후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 도착한 뒤 14일 본래 소장처인 순천 송광사로 운반된다. 송광사는 내년 봄에 성보박물관을 개장하면 이 불화를 전시할 예정이다.
이 불화는 어느 시점엔가 송광사에서 사라진 뒤 종로구 인사동 골동품점으로 흘러갔으며,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86) 씨가 1970년대 초 인사동에서 구입해 1985년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가져갔다.
마티엘리 씨는 불화를 2014년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했고,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포틀랜드박물관에 있는 한국 문화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도난 문화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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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스님들이 2일(한국시간)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서 송광사 오불도를 향해 절을 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
이후 문화재청은 포틀랜드박물관과 함께 마티엘리 씨를 설득해 환수하기로 합의했고, 조계종과 문화재청은 포틀랜드박물관과의 협상을 통해 환수 일정을 앞당기는 데 성공했다.
가로 117㎝, 세로 157㎝ 크기인 송광사 오불도는 '관약왕약상이보살경'(觀藥王藥上二菩薩經)을 바탕으로 그린 그림인 '오십삼불도' 중 하나로 1725년 제작됐다.
전남 순천 송광사 불조전에 있는 오십삼불도는 칠불도 1폭, 구불도 2폭, 십사불도 2폭, 오불도 2폭 등 7폭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오불도 2폭은 도난된 상태였다.
이번에 돌아오는 오불도는 불조전 왼쪽 출입문 벽에 걸려 있던 그림이며, 오른쪽 출입문에 있던 오불도는 여전히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송광사 일화 스님은 "18세기 초반 스님과 불자들의 불심과 공덕으로 완성된 귀중한 문화재인 오불도를 환수하게 돼 기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행방을 알 수 없는 불교 문화재들의 소재가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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