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김기춘 ‘정윤회 문건’ 작성 경위 공방

박 “조응천, 김 실장 지시 확인” / 김 “내 거취에 관한 것… 내가 묵살”

7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는 2014년 세계일보가 보도한 정윤회 문건 작성 경위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문건 작성을 지시한 배경을 추궁하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이를 반박하는 증언이 등장하며 궁지에 몰렸다.

김 전 실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2014년 당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작성한 문건과 관련해 “제가 지시한 것은 아니고 (조 의원이) 당시 그런 보고서를 가지고 왔는데, ‘나(김 전 실장)를 2014년 초·중순에 쳐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며 “제 자신의 거취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묵살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고 자신의 선에서 끝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쉬는 시간에 조 의원과 통화했다”며 “김 전 실장 말이 맞느냐고 물었더니 조 의원은 ‘내가 돌았나. 김기춘이 지시해서 알아본 것’이라고 확인해줬다”고 반박했다. 김 전 실장이 순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답변을 이어가지 못하자 박 의원은 “김 전 실장은 지금 전부 거꾸로 얘기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발언권을 다시 얻은 김 전 실장은 “제가 조사해 보라고 한 일이 없고, 보고서가 왔던 것”이라고 재차 부인했다. 박 의원은 “그럼 조 의원이 왜 이 시점에 거짓말을 하겠느냐”며 “김 전 실장의 기억이 잘못됐든지, 아니면 부인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 전 실장은 “일부러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박세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