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2-09 18:44:05
기사수정 2016-12-10 10:36:23
2004년 vs 2016년 비교해보니
9일 오후 3시2분 국회 본회의장.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가 개회됐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는 의석에 앉아 의사진행 상황을 조용히 지켜봤다. 대다수 친박계의 표정은 탄핵 가결을 예감한 듯 어두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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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오른쪽 네 번째)와 정진석 원내대표(〃 다섯 번째)가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이제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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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12일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국회본회의장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쏟았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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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오른쪽 두 번째)와 정진석 원내대표(〃 세 번째) 등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침통한 표정으로 탄핵소추안 투표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오후 3시24분 투표가 시작됐으나 친박계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후 4시9분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친박계는 침통한 분위기속에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탄핵을 강력 반대했던 친박계가 무대응으로 일관한 것은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이 국회의장 단상을 점거해 의사일정 진행을 방해하거나 물리적 행동을 동원해 표결을 막을 경우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친노(친노무현)는 친박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친노는 탄핵을 저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명패와 서류를 집어던지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 탄핵이 가결되자 오열하기도 했다. 야당인 한나라당이 수적 우위로 탄핵을 강행한 횡포를 부각시키기 위해 강력 반발한 것이다. 결국 노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이 확산돼 탄핵을 주도한 야당이 거센 역풍을 맞아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