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2-12 23:53:37
기사수정 2016-12-12 23:54:13
‘전경련 모금 O’·‘청 관여 X’ 표시
안 전 수석 업무수첩 메모에 기록
SBS “지난 10월 관련 지시 받아”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 재단 문제를 은폐하기 위해 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거짓증언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SBS는 지난 10월 중순 국정감사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과 관련된 각종 의혹이 제기될 때 안 전 수석이 박 대통령에게 두 재단에 관해 대면보고를 하고 관련 지시를 받았다고 12일 보도했다.
SBS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업무 수첩에 전국경제인연합회 주도에 ‘○’표시를, 청와대 관여에 ‘x’표시를 했다. 전경련이 자발적으로 두 재단에 대한 모금을 결정했고 청와대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라는 지시를 안 전 수석이 받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지시사항에는 강제모금이 아니었고 재단 인사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청와대는 협의만 했다고 말하라는 지시도 포함됐다. 안 전 수석 업무 수첩의 다른 글씨체가 대부분 전화를 받으며 받아적다 보니 흘림체인데 이날의 지시사항은 정자체로 또박또박 기록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수석은 국감에서 “미르·K 스포츠 재단을 청와대에서 주도했다는 것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순수한 자발적 의지로 된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안 전 수석은 이후 검찰조사에서 “강제모금이 아니라는 것 말고는 다른 내용은 박 대통령이 잘못된 지시를 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주도로 재단 모금은 물론 인사에도 관여했는데도 박 대통령이 이를 숨기기 위해 안 전 수석에게 위증을 지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발언이다. 이에 대한 박영수 특검의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