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2-17 16:48:49
기사수정 2016-12-17 16:48:49
광화문에 청년 산타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촛불집회에 참가한 아이들에게 동화책과 털모자 등 선물을 나눠주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주장했다.
박 대통령 퇴진 촉구 8차 주말 촛불집회가 열린 17일,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는 2030 청년들이 모여 ‘청년산타대작전’을 진행했다. 김식(35) 한국청년연대 공동대표는 “아이들에게는 꿈을 대통령에게는 탄핵을 선사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국청년연대, 청년민중의 꿈 등 6개 청년단체가 모여 결성한 이들 ‘하야 산타’는 털모자와 동화책, 세월호 추모 리본을 협찬받아 각각 100세트씩 준비했다.
징글벨 합창을 마친 뒤 ‘올해 크리스마스 최고의 선물은 박근혜 퇴진’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광화문 일대를 행진한 이들은 주변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면서 행사를 마무리했다.
세종시에서 아홉 살, 일곱 살배기 자녀를 데리고 촛불집회에 참여한 김성국(43)씨는 “민주주의가 후퇴해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촛불집회가 더 오래 지속되려면 이런 신선한 아이디어가 계속 나와야 한다고 본다”며 청년들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했다.
산타 복장을 하고 이날 행사에 동참한 임정은(26·여)씨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민주주의인지 가르쳐주고 싶어서 참가하게 됐다”며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연말을 맞았는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아나(19·여)씨도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니 많이 좋아하더라”며 “훗날 자라서도 오늘의 좋은 추억을 간직했으면 좋겠다. 나중에 교과서를 보면서 자신들도 이 역사적인 자리에 함께 했었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태영·배민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