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2-18 18:53:25
기사수정 2016-12-19 15:18:12
경총, 2017 경제전망 조사 “내년 성장률 2.3% 수준”
국내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절반가량이 내년에 ‘긴축경영’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2017년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에서 응답자의 49.5%가 내년도 경영계획 기조를 ‘긴축경영’이라고 답했다. ‘현상유지’(30.7%)와 ‘확대경영’(19.8%)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CEO들이 향후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미국 금리인상,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경제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주요 수출 대상국인 미국의 차기 정부는 자유무역협상(FTA)을 재검토하겠다거나 보호무역을 강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내년 중에 3차례 금리인상도 예고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까지 맞물린 국내 정치 상황도 기업들이 선뜻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전략을 짜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롯데 등 국내 대기업들은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조사에 이어 특검 수사까지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실제 기업들이 내년 경영환경의 주된 어려움으로 꼽은 원인 중 가장 높은 비중은 현 정국과 맞물린 ‘정치·사회 불안’(24.6%)이다. ‘민간소비 부진’(21.1%), ‘기업 투자심리 위축’(14.6%), ‘보호무역 강화’(12.9%), ‘중국 경제 둔화’(12.3%)가 뒤를 이었다.
그러다 보니 CEO들의 경기전망은 부정적 일색이다. 기업 10곳 중 8곳이 현재 경기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평가한 가운데 국내 경기의 회복 시점은 ‘2019년 이후’(47.1%)로 전망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2018년을 꼽은 기업은 40.1%였고 내년은 12.8%에 불과했다. 특히 현 경기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본 응답자가 81.5%에 달했다.
결국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게 기업으로서는 급선무다. 이는 가뜩이나 어려운 실업난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조사에서 CEO들은 긴축경영 방안으로는 ‘인력부문 경영합리화’(32.7%), ‘전사적 원가 절감’(22.1%), ‘사업부문 구조조정’(17.3%)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인력부문 경영합리화를 선택한 기업들은 ‘조직 개편’(41.9%), ‘인원 감축’(22.6%), ‘임금 조정’(16.1%)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샐러리맨들에게는 감원과 임금 삭감의 칼바람이 불 것이라는 얘기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