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잘못 보좌한 책임 커… 공범은 아냐"

‘비경제 분야’ 이틀째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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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21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황 대행은 이날 국회 비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촛불민심은 황 대행도 공범이다. 국정농단에 대해 총리로서 책임이 큰데 인정하느냐”라고 묻자 “공범과 책임의 문제는 전혀 다르다”라며 “(다만) 모든 비리에 대해 저희가 할 수 있는 예방 조치를 다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앞줄)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앞서 답변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이재문 기자
최근 이양호 신임 마사회장을 임명한 데 대해서는 “국정 공백이 없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각 기관들도 가급적이면 공백이 안 생기게 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행은 “공석이거나 빈자리가 장기화돼 업무 연속성이 훼손될 수 있는 부득이한 경우 인사를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황교안·정우택 회동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오른쪽)과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만찬회동을 하기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황 대행과 친박계 신임 원내지도부의 이날 만찬은 상견례 차원에서 마련됐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황 대행은 또 “권한대행의 역할이 무엇이냐”는 새누리당 이명수 의원의 질문에 “무엇보다 실제로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지의 측면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해야 할 일’과 관련해 “국민이 안보 걱정을 하지 않게 하고, 민생의 어려움 때문에 고통 받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한다”며 “경제를 살리는 문제에 역량을 다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게 하고, 사회적 약자 보호 대책을 빠트림 없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맥락에서 인사도 가능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안보·민생·경제·사회적 약자, 그리고 이와 관련된 분야의 인사는 적극 행사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국회 국정조사에 불출석한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의 배후를 조사해 달라는 요구에 동문서답으로 일관하면서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청문회를 불출석한 윤전추·이영선 행정관의 연가 날짜와 청문회 날이 일치하며, 불출석 사유가 서명자 이름만 다르고 내용이 똑같다”며 “배후세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로, 조직적으로 빼돌리는 데 도와준 사람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황 대행은 “지금 (조사하겠다는) 그런 말을 여기서 할 수 없다. 내용을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하 의원이 “내용을 알아보겠다는 것은 조사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물었지만 황 대행은 “꼭 같은 뜻이라고 말할 수 없고, 정확하게 알아보겠다”며 ‘조사하겠다’ 대신 ‘알아보겠다’는 말만 계속했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탄핵심판이 기각될 경우 혁명밖에 없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황 대행은 “어떤 경우에도 헌법이 정한 그런 절차와 방법을 따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노웅래 의원은 “박 대통령이 평소 전화통화를 하는 대학 총장이 세 명 있는데 그중 한 명이 이화여대 최경희 전 총장”이라며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시를 앞두고 잘 봐 달라고 했다”며 박 대통령이 정씨의 이대 입학을 부정 청탁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대통령은 최 전 총장과 통화한 사실이 없으며, 정씨의 입학 여부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