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2-22 21:34:49
기사수정 2016-12-22 21: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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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광진구 나루아트센터에서 열린 무용가 최승희 헌정공연 ‘더 최’. |
무용가 최승희의 춤과 사랑을 담은 헌정공연 ‘더 최(THE CHOI)’가 21일 나루아트센터 갤러리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내년에 올려질 최승희 뮤지컬 ‘온리 러브(ONLY LOVE)’의 일부도 공개됐다.
헌정공연에서는 최승희 미공개 사진들이 전시됐고, 관객들은 고인의 추모영상을 보며 장소를 이동했다. 공연에는 최승희의 제자이자 동서인 김백봉 명무와 최승희 조카인 안병주·안병헌 교수가 함께 자리했다.
최승희 뮤지컬 ‘온리 러브’는 1부 마지막에 갈라 공연 형태로 선보였다. ‘온리 러브’는 차길진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이사장이 준비 중인 작품으로 1930년대 화가 피카소, 배우 찰리 채플린, 극작가 장 콕토 등 세계적 예술가와 사랑을 나눈 최승희의 예술혼을 뮤지컬 형식으로 담아낸다. 이날 최승희 역은 이고은, 피카소 역은 최윤석, 찰리 채플린은 전장현, 장 콕토는 남승주가 연기했다.
이와 함께 1부에서는 안귀호 교수가 안무를 맡은 ‘윌리의 늪’이 공연됐다. 무용극 ‘지젤’을 소재로 안무한 작품이다. 나비로 환생한 지젤이 치명적인 꽃향기에 매혹돼 최승희 비밀정원으로 날아드는 것으로 재해석했다. 이어진 작품 ‘영혼의 몸부림’은 김영미 경희대 교수가 안무하고 출연했다. 불꽃같고 바람같은 최승희를 춤으로 표현했다. 안병주 경희대 교수는 ‘몽혼’을 통해 춤추는 자신을 너무도 사랑한 최승희의 단상을 춤에 담았다. 안귀호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교수가 안무한 ‘진리-세상의 윤회’는 김백봉 명무가 겪은 희로애락을 펼쳐보였다.
2부에서는 임성옥 경희대 교수가 김백봉 명무의 ‘산조- 청명심수’와 무당춤·바라춤을 바탕으로 안무한 작품을 공연했다. 이어 차길진 이사장이 추모의 글을 낭독하고 관객과 함께하는 아리랑 합창으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공연은 차 이사장이 기획과 제작, 안병헌 교수가 예술감독과 연출을 맡았다. 황신혜의 사회로 진행됐다. 차 이사장은 “일 년 전 인연이 이어져 최승희 선생님에 대한 뮤지컬 제작까지 기획하게 됐다”며 “오늘의 헌정공연은 그 시작으로 내년에는 대학로에서 뮤지컬 ‘온리 러브’를 본격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다. 안 교수는 “앞으로 ‘온리 러브’를 통해 무용가 최승희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승희의 위대한 업적인 아닌 최승희의 젊은 시절에 초점을 맞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춤과 사랑을 조명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 교수는 또 “지금까지 최승희의 멋진 사진들을 보고 매력적인 포즈와 움직임을 따라하고 흉내 내려고만 한다”며 “하지만 최승희 본인이 아닌 이상 절대 최승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가슴으로 느껴지는 최승희의 춤과 사랑을 표현하겠다”고 말했다.
김백봉 명무는 앞서 진행된 ‘온리 러브’ 기획발표회에서 “이 뮤지컬은 내 일생의 마지막 작품이라 생각하고, 남은 힘을 다해 작품을 감수하고 도움을 주겠다”며 최승희에 대해 “형님이지만 나에게는 언제나 선생님이셨다. 지금까지 단 두 번 형님이라 불러봤다”며 깊은 감회를 표한 바 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