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2-30 17:33:36
기사수정 2016-12-30 22:05:34
아이의 두 눈은 진지하다. 어울리지 않게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어린 얼굴을 촛불이 환하게 비춘다. 귀여운 얼굴에 딱지들이 더덕더덕 붙어 있다. 범상치 않아 키워 보았더니 ‘탄핵’ ‘퇴진’ ‘구속’으로 얼룩진 모자이크다. 세계일보 사진기자들이 최근 토요일마다 취재한 이미지들로 꾸민 아이의 촛불이다. 탐욕과 추문으로 얼룩졌던 날들이 저무는 오늘, 자정이 넘으면 저 아이의 눈빛도 사랑으로 빛날 수 있을까. 바람 불어도 꺼지지 않을 가슴속 촛불로, 아이와 더불어 새날 맞을까. 액일랑 여기 두고 잘 가라, 병신년(丙申年).
글 조용호 문학전문기자·사진 세계일보 사진영상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