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③]칸막이 파괴·융복합으로 금융 신영역 개척

원스톱으로 자산관리…4대 금융지주 복합점포 총 121개

금융·IT 결합한 핀테크로 새로운 금융서비스 속속 등장
은행, 증권사, 보험사가 한 곳에 모인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최근 금융산업 업황이 몹시 좋지 않은 데다 올해 전망마저 불투명하다. 때문에 예대마진(은행), 주식매매수수료(증권), 결제수수료(카드) 등 전통적인 수익원만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업종간 칸막이 파괴와 융복합 전략이다. 특히 여러 금융사가 한 곳에 모인 복합점포와 금융과 전산(IT)의 융복합, 즉 핀테크에 사업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단일 점포 시대 종료…소비자·금융사 ‘윈윈’하는 복합점포 

재작년 복합점포 관련 규제가 완화된 후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사가 경쟁적으로 복합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말 현재 4대 금융지주의 복합점포는 총 121개에 달한다. 신한지주가 58개로 제일 많고, 이어 KB지주 31개, 하나지주 22개, 농협지주 10개 등이다.

형태별로는 ‘은행+증권’ 복합점포가 111개이며, ‘은행+증권+보험’ 복합점포는 10개다.

하나지주는 올해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5개 더 개설할 예정이다. KB지주, 신한지주, 농협지주 등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복합점포 확대를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은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매각 후 같은 금융그룹 계열의 증권사가 없는 상태지만, 삼성증권과 손을 잡고 총 8곳의 복합점포를 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완료됐으니 증권사를 인수하거나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등 향후 그룹 내 증권사를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복합점포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소비자와 금융사가 ‘윈윈’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은 여러 금융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하는 걸 선호한다”며 “특히 은행과 증권사의 협업을 통해 보다 세밀한 자산운용(WM)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 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이 보다 높은 수익률을 담보할 수 있는, 다양한 투자상품을 찾고 있어 복합점포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사들 역시 복합점포를 통해 그룹사 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은행을 찾은 소비자를 동일그룹 내 증권사에 소개시켜줌으로써 계열사의 실적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또 이런 서비스에 만족한 소비자가 해당 은행과 계속 거래하게 만드는 ‘락인 효과’도 발생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은행-증권’ 복합점포의 효율과 실적은 매우 좋다. 복합점포 등 덕에 신한지주의 WM사업부문 자산은 2012년 출범 후 재작년까지 8조4000억원 늘었으며, 같은 기간 수익도 11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의 투자은행(IB) 수익 역시 300억원에서 850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농협지주 복합점포의 총자산은 38조5069억원을 기록, 개점 전 대비 8조2902억원 늘었다. 금융자산 1억원 이상 고객 수도 1524명 증가해 총 8853명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과 삼성증권이 복합점포의 실적 확대를 위해 만든 ‘우리삼성CMA보탬통장’은 지난달 23일까지 판매계좌 수 2만3900좌, 잔고 14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은행+증권+보험’ 복합점포에서 보험사의 실적은 신통치 않다. 보험 포함 복합점포가 처음 도입된 재작년 8월 이후 작년 5월까지 겨우 289개(초회보험료 2억7000만원)의 상품만 팔렸을 뿐이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상품 특성상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태도를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며 “점포에 앉아서 소비자들이 찾아오기를 기대하는 영업방식은 성공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그는 “보험사들이 소속 설계사들의 불만을 의식해 복합점포를 통한 영업에 소극적인 면도 실적 부진에 한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은행+증권’ 복합점포는 매우 효용성이 높기에 금융그룹들은 복합점포를 계속해서 늘려갈 방침이다.

◇은행, 핀테크센터 통해 새로운 서비스 개발 
신한은행의 스마트라운지.

복합점포가 금융업권 간 칸막이를 없앤 것이라면 핀테크는 금융과 정보기술(IT)의 결합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저마다 핀테크센터를 개설, 핀테크 스타트업을 지원하면서 그들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터스밸리’를 운영해 기술력과 사업성을 두루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 투자연계· 멘토링· 제휴사업 추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충전식 지갑 기반의 모바일 뱅크인 ‘KB 글로벌 디지털 뱅크’ 서비스를 만들었다. ‘KB 글로벌 디지털 뱅크’는 계좌이체, 해외송금, P2P결제 등 금융서비스뿐 아니라 메시지를 포함한 비금융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지난해 6월에는 모바일 생활금융플랫폼 ‘Liiv’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11월말 기준 국민은행의 비대면 채널은 수신 잔액 7조3000억원, 여신 잔액 5614억원을 기록했다. 스타뱅킹 고객 수는 1219만4000명, 인터넷뱅킹 고객 수는 2115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1일 현재 Liiv 다운로드 수는 114만건이다.

신한은행은 국내 최초로 비대면 실명인증 서비스인 ‘써니뱅크’를 도입했다. ‘써니뱅크’는 환전서비스, ‘써니 마이카 대출’ 등을 통해 3000억원의 대출 실적을 올렸다. 베트남에서 출시한 ‘베트남 써니뱅크’도 4만3000명의 회원을 모집, ‘베트남 써니 마이카대출’ 실적 1000만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신한은행의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인 스마트라운지도 인기가 높다. 출시 1년만에 43만 거래가 발생하는 등 셀프뱅킹 창구로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핀테크 업체가 은행이 제공한 사무공간에 입주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핀테크 1Q Lab’을 은행권 최초로 설립했다. 또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들과 다양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비접촉 지문 인식 기술을 활용한 본인 인증 및 보안 강화, 블록체인 핵심기술에 근간한 해외송금 서비스, 마케팅 부문에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스탬프 O2O 서비스 등을 개발했다.

국내 금융권 최초의 통합멤버십 프로그램인 ‘하나멤버스’는 ‘흩어져 있는 포인트를 모아 현금처럼 사용 한다’는 아이디어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시 1년만인 지난해 10월 11일 700만 회원을 돌파했으며, 새 업그레이드 버전인 ‘하나멤버스 V2’도 오픈했다.

‘하나멤버스’가 대성공을 거두자 다른 금융그룹들도 ‘리브메이트’, ‘신한 판(FAN) 클럽’, ‘위비멤버스’ 등 멤버쉼 프로그램을 잇따라 선보였다. 

재작년 5월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출범한 우리은행은 삼성전자와의 단독제휴를 통해 ‘우리삼성페이’를 내놓았다. ‘우리삼성페이’를 이용하면, 휴대폰으로도 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출금이 가능하다.

더불어 중국 1위 메신저 회사인 텐센트의 해외결제서비스 국내자금정산도 담당하면서 외환수익 및 중국시장에 대한 핀테크 진출을 준비 중이다.

또한 위비뱅크의 위비마켓에 크라우드펀딩 중개서비스를 도입해 재무제표만으로 투자 받기 어려운 스타트업 기업들의 투자를 중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위비마켓에 인수합병(M&A)몰도 열어 기업을 사고 팔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운영하는 NH핀테크혁신센터는 금융권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핀테크기업에게 사업제휴부터 창업지원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특허 컨설팅 지원을 통해 BM특허 18건을 획득하기도 했다. 

특히 멘토링기업 1호 기브텍은 농협의 입출금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환경(API)를 이용한 개인 간 전자차용증 안심송금서비스인 두리안 서비스를 개발, 소비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모바일 주식거래·자산관리 추진
신한금융투자의 MTS ‘신한 I알파’.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이 힘을 기울이는 분야는 모바일을 활용한 주식거래와 자산관리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계좌가 전체 거래의 절반 가까이(48.5%)를 차지했다. 주식거래금액으로도 전체의 33%에 달했다.

이처럼 MTS의 중요도가 커짐에 따라 증권사들은 앞다퉈 이 시장을 개척 중이다.

특히 핀테크 전문기업 두나무에서 운영하는 카카오증권은 소셜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 지난해말까지 누적거래액이 13조원을 기록했다. 하루 이용자 수 20만, 월평균 이용자 수 30만에 이른다.

카카오증권은 10개 증권사의 거래를 별도의 추가 수수료 없이 지원하며, 카카오톡 친구목록을 활용해 유저간의 실거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나무’를, 하나금융투자는 ‘캔들맨’을, 신한금융투자는 ‘신한 I알파’를 내놓았다. 

모바일 자산관리도 인기다. 현재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개인 투자자 수는 월 300명에서 1000명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두나무투자일임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핀테크 자산관리 ‘맵’은 지난해 10월 출시 후 한달여만에 1300여명의 투자자로부터 상담 신청을 받았다.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 ‘엠폴리오’를 출시했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최초다.

엠폴리오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설계부터 신규 및 성과관리에 이르는 자산관리 전체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출시 이후 전월보다 펀드 신규 가입자 수가 39% 늘어났으며, 모바일 펀드 신규 가입자 수는 195%나 폭증했다.

삼성증권의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 ‘뉴 엠팝’ 역시 출시 두달 후 포트폴리오를 저장한 투자자 수 700명을 기록했다. 실제 포트폴리오 기반의 투자를 한 사람은 7000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핀테크의 발전 및 관련 규제 완화와 함께 크라우드펀딩 형식으로 대출이 진행되는 ‘P2P금융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P2P금융협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현재 P2P 금융시장 규모는 약 3900억원에 이르렀다. 전년말(350억원) 대비 10배 이상 급성장한 수준이다. 

◇'블록체인'에 주목하는 보험사 
핀테크를 접목한 해외 보험사들.

은행과 증권사에 비해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핀테크에 소극적인 편이다. 보험설계사와 보험대리점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영업방식이 워낙 뿌리가 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동부화재가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상담에서 챗봇을 활용하고, 생명보험사들이 변액보험 상품에 적용되는 로보어드바이저펀드를 출시하는 등 점차 핀테크 활용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특히 블록체인은 보험사들이 주목하는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거래할 때 중앙집중형 서버에 기록을 보관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거래 참가자 모두에게 내용을 공개하는 개방형 거래 방식이어서 데이터 및 자산 거래의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준다.

지난해 말 생명보험협회를 중심으로 보험업권 블록체인 컨소시엄이 설립을 위한 테스크포스(TF)가 구성되는 등 블록체인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인호 고려대 교수는 "보험에서도 개인 대 개인이 크라우드 펀딩처럼 보험료를 모아 블록체인 위에 저장해 놓고 스마트계약을 통해 보험사 등 중간자 없이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하면 보험료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통해 모든 거래 내용을 검증할 수 있어 투명성이 제고될 뿐아니라 관리와 감독 비용이 획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블록체인을 보험업에 활용하면 보험업 가치창출 프로세스 중 검증 및 확인 절차가 단순화돼 효율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새로운 사업 모형을 도출하는 측면에서도 사물인터넷을 연계한 보험이나 소액보험 등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외 보험업계에서는 이미 블록체인 활용 방안과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보험사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스타트업과의 제휴를 맺어 신상품을 개발하고 기술융합을 통해 새로운 사업모형을 개발 중이다.

알리안츠는 대재해채권의 거래와 결제에 스마트계약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존 핸콕도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자산관리에 활용할 블록체인을 개발하고 있다.

◇카드사, 편리한 앱카드 활성화 집중   
우리카드가 업계 최초로 캐피탈사와 제휴해 출시한 `마이카 우리카드`.

우리카드가 업계 최초로 캐피탈사와 제휴해 출시한 `마이카 우리카드`.

카드사들은 핀테크를 이용해 실물카드 없이도 휴대폰으로 결제가 가능한 앱카드, 여러 장의 카드를 카드 한 장에 담은 올인원 카드 등을 선보이고 있다.

신한카드의 '신한 판페이'는 지난 2013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결제금액 11조원을 돌파했다.

KB국민카드는 핀테크 기술을 집약한 'KB국민 알파원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여러 장의 카드를 한 장의 카드에 담아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 신개념 올인원 카드다.

앱카드와 실물카드를 실시간으로 맵핑하는 프로세스를 통해 이용할 카드를 수시로 변경하는 것이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다양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 여러 장의 카드를 들고 다녀야 했던 불편함을 덜었으며, 카드사들도 발급비용을 줄일 수 있어 ‘윈윈’ 모드다.

아울러 카드사들은 우리카드가 업계 최초로 캐피탈사와 제휴해 '마이카 우리카드'를 출시하는 등 통신사, 쇼핑몰, 백화점, 주유소 등 여러 업권과 제휴해 다양한 혜택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 미래 전략의 화두는 '핀테크'가 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자리매김한 싱가포르의 비현금결제수단 중 카드 결제 비중은 무려 95.7%에 달한다. 일인당 카드보유 수는 2014년 기준 3.9장이다.

또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패스트 캐쉬'가 탄생했다. 패스트캐쉬는 플랫폼 내에서 여러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연동, 이용자들이 송금 기능을 사용할 때 사진, 비디오, 메시지 등을 함께 주고받을 수 있는 소셜플랫폼 서비스다. 송금 서비스 이외에도 쿠폰, 선물 등을 온라인상에서 주고받을 수 있다.

◇칸막기 파괴·융복합 발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 필요

이처럼 금융권에서 불고 있는 칸막이 파괴 및 융복합 바람을 더 크게 일으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아직도 관련 규제가 많고, 법과 제도가 미비한 부분이 수두룩하다.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본인가를 받았으나, 여전히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를 완화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에서 은산분리 완화가 곧 재벌의 은행 지배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소야대 국회다 보니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것은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은행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IT기업이 주도해야 한다”고 역설했으나 답 없는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보험 포함 복합점포가 부진한 것도 규제 때문이다.  은행, 증권사와 달리 보험사는 복합점포 내에서도 타사와 업무 공간이 분리된다. 자연히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져 실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설계사 등 이익집단의 반발에 정치권이 동조하면서 금융당국이 제시한 규제개혁 로드맵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핀테크의 발전을 위해서도 규제를 더 과감히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석호 BC카드 빅데이터센터 실장은 빅데이터 적정성 검사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장 실장은 "카드사 데이터양이 방대해 외부전문가가 하루에서 이틀만에 검사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명백한 통계자료는 적정성 평가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는 “블록체인 등 보안기술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전자금융거래법이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전자거래법 시행령 2조에는 전자금융거래 적용 범위가 금융사로 제한되고, 금융사는 중앙전산시스템을 이용해서 밴 거래를 체크하도록 규제하고 있다"며 “이는 정보를 분산 저장하는 블록체인 기법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비대면 금융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도 현재 기술 발전을 제한하는 법규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황 연구위원은 “블록체인 메커니즘 및 블록체인 기반 계약의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며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법적 분쟁 및 소송 관련 제도가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블록체인연구센터장 겸 동국대 지식정보연구소 교수는 "블록체인 활성화를 위해서는 보험 분야에 적합한 법과 제도 정비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이 활용되는 보험산업은 기존의 전혀 다른 생태계”라면서 “기존의 법체계를 단순히 개정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법체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단순 규제 완화를 넘어 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민정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현금 없는 사회'와 핀테크 육성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재작년부터 정부기관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국가 플랫폼’의 구축과 활용을 추진 중이다. 이후 기업, 학교, 연구소, 정부 간 다양한 교류 및 아이디어 공유를 위한 '혁신 클러스터'를 만들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김 연구위원은 “덕분에 싱가포르의 핀테크는 눈부시게 발전 중”이라고 전했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이정화 기자 jhlee@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