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1-01 20:54:43
기사수정 2017-01-01 21:35:51
사무·행정직 감소 규모 가장 커 / 반면 신직종 200만개 창출 전망
미국의 거대기업 아마존이 지난해 말 ‘아마존 고’라는 점포를 시애틀에 오픈했다. 계산원이 없는 무인 점포다. 손님은 원하는 물건을 들고 나오기만 하면 된다. 계산은 입구를 지나면 스마트폰에 로그인 된 아마존 계정으로 처리된다. 번거로운 마트에서 장바구니에 물건을 담아 줄서서 기다리다가 계산대에 풀어놓고 다시 담아오는 불편이 사라졌으니 고객은 환호한다. 인공지능(AI)과 다양한 센서 등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의 선도 사례다. 아마존은 이런 점포를 2000개 이상 열 계획이다.
즉각 심각한 문제가 하나 제기됐다. 최첨단의 편리 이면에 웅크린 일자리 감소 논란이다. 이런 매장이 확대되면 3500만명에 달하는 미국 계산원의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다. 전 세계적으로는 더 엄청난 숫자의 실업자가 양산될 것이다.
1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호주 등 15개국 370여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초 조사한 내용을 보면 4차 산업혁명은 전 세계 산업구조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는 이들 나라에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710만개가 사라지는 동시에 200만개가 새로 창출된다. 총 510만여개의 일자리가 감소하는 셈이다. 사무·행정직이 475만9000명으로 가장 많이 줄어들고 제조·생산직이 160만9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산업구조 및 고용시장 변화에 대응해 노동시장 유연성, 교육시스템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스위스 UBS 은행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4차 산업혁명을 잘 수용하는 나라 분야에선 139개국 중 25위에 올랐지만 노동시장 유연성이 83위로 평가됐다. 정규직·비정규직 등으로 양극화된 한국의 노동시장 효율성도 뒤처진다. 한국은행의 ‘유럽연합(EU) 주요 국가의 청년고용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시장 효율성 정도는 138개국 중 77위였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