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의 The 건강한 음식] 귀한만큼 귀한 영양 한가득

하루 10개씩 먹으면 한 달이면 변비가 낫고, 두 달이면 잔주름이 없어진다 -동의보감 중-
잣은 꽃을 피워 열매를 맺기까지 1년 반 정도 긴 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귀한 열매다. 잣은 잣나무 열매인 잣송이 안에 들어 있으며, 잣송이 하나에서 100~120개 정도를 얻을 수 있다. 이 씨앗을 껍데기가 있는 잣이라고 하여 피잣이라 부른다. 씨앗 껍데기 안에 있는 것을 배젖이라 한다. 배젖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잣이다.

옛날부터 잣은 자양강장제로 애용됐고 병후 회복기에 먹으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잣은 지방·단백질이 풍부한 고열량 식품이다. 특히 비타민B가 풍부하다. 잣에 함유된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으로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혈압을 내리는 작용을 한다. 잣과 호두를 1대 2 비율로 꿀에 타서 먹으면 심한 기침이 멎고 잣알을 달걀 흰자와 짓이겨서 종기에 붙이면 낫는 것으로 알려졌다. 잣알과 마인을 섞고 찧어서 환을 지어 먹으면 변비에 효과가 있다.

잣은 칼로리가 높은 식품이지만 비만 방지, 미용 효과, 심신 강화의 삼박자를 갖추고 있다. 이는 잣 속에 함유된 감마리놀렌산 때문이다. 예로부터 불로장수의 묘약으로 알려진 잣은 동의보감에서는 해송자라고 하여 기운을 돋운다고 하였다. 하루 10개씩 먹으면 1개월 만에 변비가 낫고 2개월 정도면 잔주름이 없어지고 피부가 젊어진다고 한다. 잣에는 피부 신진대사를 활발히 하는 비타민 B2, E, 철분이 함유되어 있다.


비만의 원인은 과식으로, 과식하면 뇌신경이 자극돼 신경이 흥분된다. 잣은 이런 신경을 가라앉힌다. 따라서 식전, 식후에 잣을 먹는 습관을 들이면 뇌의 중추를 자극해 위장을 안정시킨다. 비록 칼로리가 높은 식품이기는 해도 비만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국산 잣은 씨눈이 거의 붙어 있지 않고 표면에 상처가 다소 많으며 크기가 고르고 먹었을 때 고소한 것이 특징이다. 잣은 쉽게 변질될 수 있는 지방 성분이 많으므로 산소나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효능이 감소되고 변질될 수 있다. 반드시 햇빛이나 산소를 피해서 고온에 노출되지 않게 어둡고 서늘한 곳에 밀봉해 껍질째 보관하는 것이 좋다. 많은 양을 보관할 경우에는 검은 봉지에 밀봉해 냉동실에 두는 것이 좋다.

양향자 (사)세계음식문화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