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1-05 16:23:03
기사수정 2017-01-05 16:23:03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개인비서 노릇을 했다는 의심을 받아 온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이 "최씨를 몇번 봤지만 횟수는 많지 않다"고 증언했다.
또 세월호 참사 당일 "헤어와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두 분을 청와대 안으로 모시고 데려다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질문에 대해선 "기억나지 않는다" "비공식적 업무라 말씀드릴 수 없다"며 모르쇠 전략을 구사했다.
5일 오후 헌법재판소 청사 1층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 행정관은 국회 소추위원측이 '관저에서 최순실을 본 적이 있냐'고 묻자 "몇번인지 정확히 기억 나진 않지만 본적이 있다"고 했다.
구체적 횟수를 따지자 윤 행정관은 "횟수가 많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씨를 잘 알지는 못했지만 청와대 안에서 만나면 인사는 나누는 사이이다"라는 말로 개인비서였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윤 행정관은 "(청와대 안에서 만나면) 인사는 했다"며 "(최씨가) 의상과 관련해서 (청와대 관저로) 오면 같이 의상에 대해 업무만 봤다"고 했다.
윤 행정관은 추위원 측이 "(최씨가) 대통령의 의상에 대해 지시를 한 적이 있냐"고 질문하자 "의상관련 업무를 했지만 그런 것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하기 곤란하다"며 답을 회피했다.
또 '박 대통령이 수요일마다 공식일정이 없었느냐'고 하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자신의 업무가 무엇이냐'에 "비공식적 업무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식으로 답변을 하자 권성동 소추위원단장은 "증인의 증언 태도를 보면 알면서도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며 "비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하기 불가능하다고 하면 증인 신문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심 강일원 재판관은 "증인이 범죄 혐의가 되는 내용이 아니면 답을 해야 한다"며 "객관적으로 당연히 알 수 있는 내용도 다 모른다거나, 진술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의를 줬다.
전지현 등 유명 연예인의 헬스 트레이너로 유명세를 탄 윤 행정관은 청와대 3급 행정관으로 깜짝 발탁됐다.
이를 놓고 호텔 헬스클럽에서 일하며 회원이었던 최씨와 인연을 맺었다는 설이 파다했다.
이를 매개로 청와대에 들어가 최씨와 박 대통령의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한편 이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이영선 행정관은 "소환을 10일 이후로 미뤄달라"고 했다.
헌재는 국회·대통령 측 의견을 참고해 이달 12일 오전 10시 이 행정관을 다시 부르기로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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