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구치소 두문불출' 최순실 강제구인할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게 9일 오후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최씨는 특검 수사 개시 직후인 지난달 24일 한 차례 소환조사를 받은 뒤 줄곧 출석을 거부해 조사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특검팀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씨에게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나와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특검팀은 삼성그룹을 둘러싼 제3자 뇌물수수 의혹 수사 본격화에 앞서 최씨의 진술을 들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2015년 7월25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최씨 딸인 승마선수 정유라(21)씨의 승마 훈련, 그리고 최씨 조카인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운영하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지원을 각각 부탁했다. 영재센터의 경우 삼성 계열사인 제일기획 김재열(49) 스포츠사업 총괄사장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동계스포츠를 후원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후 삼성은 정씨의 말 구입비 등 명목으로 22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약정을 최씨 측과 체결했다. 또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여원을 후원했다. 특검팀은 삼성이 건넨 이런 돈이 박 대통령을 의식해 최씨에게 제공한 뇌물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찬성하도록 청와대가 나서 애쓴 데 따른 대가로 삼성이 응분의 보답을 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조사에 앞서 최씨 조사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나 최씨는 그간 여러 차례의 소환 요구에 거듭 불응해왔다. 올해 초 딸 정씨가 덴마크에서 경찰에 붙잡힌 뒤로는 ‘정신적 충격’을 들어 구치소에서 두문불출하며 특검 조사를 아예 거부하고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최씨가 오후에 출석할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최씨가 또 건강상 이유 등을 내세워 소환 요구에 불응할 경우 법원에서 체포영장 또는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하겠다는 강경한 방침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기소한 혐의 외에도 최씨의 추가 혐의롤 새로 포착했다”며 “뇌물죄 등 추가 혐의를 적시한 구속영장을 새로 법원에 청구해 발부받으면 그것을 근거로 최씨를 강제구인해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