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측, '모금 강요'확인위해 삼성생명·CJ 등 62곳 사실조회 신청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 대리인단은 삼성생명과 CJ 등 관계기관 62곳을 대상으로 대거 사실조회를 해달라고 헌법재판소에 신청했다.

9일 대통령 측은 재단 강제모금 의혹과 관련해 강요가 있었는지, 기업들의 자발적인 출연이었는지 등에 대해 기업이나 기관 등에 직접 물어보고 확인하겠다며 사실조회를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이날 오후 2시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 측이 6일 이후 탄핵사유와 관련해 총 62개 관련 기관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했다"고 알렸다.

대상 기관은 박 대통령의 '뇌물·강요' 혐의와 연관된 CJ 등 29개 회사,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과 관련해 삼성생명 등 19개 기업, '삼성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관리공단, 재단 출연을 거부한 한진과 금호, 신세계, 현대중공업 등 6개 회사 등이다.

기금 모금에 관여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기업 인허가'와 관련해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도 포함됐다.

이밖에 이명박 정부의 '미소금융재단' 설립과 관련해 서민금융진흥원, 노무현 정부의 삼성꿈장학재단 등에도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헌재는 사실조회 신청 가운데 미르재단 측이 이날 회신을 했다고 밝혔다.

사실조회 신청을 받아들일지에 대해 헌재는 재판관회의를 통해 결정하게 된다.

관계기관에 사실조회를 요청하고 회신을 받기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어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일정을 지연하는 효과를 기대해 무더기 사실조회 요청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대통령 측은 탄핵심판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헌재는 지난 5일 증인으로 출석치 않은 안봉근,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해 "오는 12일까지 소재를 파악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헌재는 "증인의 소재가 끝내 파악되지 못하면 이후의 구체적 절차는 검토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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