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1-10 18:19:42
기사수정 2017-01-10 23:03:48
삼성측 지원금 관련 이메일 등 담겨 / 장시호가 제출… ‘뇌물죄’ 결정적 물증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0일 최순실(61·구속기소)씨 소유의 또 다른 태블릿PC에서 삼성그룹의 최씨 일가 지원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태블릿PC는 지난해 JTBC 보도로 알려진 태블릿PC와 다른 것이다.
특검팀은 최근 최씨 조카 장시호(38·〃)씨로부터 최씨가 2015년 7∼11월 사용한 태블릿PC를 임의로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최씨가 직접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태블릿PC에선 최씨가 딸 정유라(21)씨의 승마 훈련 지원용으로 독일에 만든 코레스포츠의 설립 과정, 삼성 측의 지원금 내역 등과 관련한 다수의 이메일, 2015년 10월13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 말씀자료 중간 수정본 등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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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박영수 특검이 출근하고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박 대통령의 임기 중반을 넘어선 시점에도 최씨가 말씀자료 작성에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취임 초기에만 최씨의 의견을 들었다는 박 대통령의 해명과 배치된다.
’제2의 태블릿PC’는 특검팀이 최씨 집의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힌 장씨를 조사하면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지난해 10월 초 찍힌 이 CCTV에는 장씨가 최씨의 부탁으로 최씨 집 안의 짐을 옮겨 나오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태블릿PC는 향후 박 대통령과 최씨, 삼성을 잇는 뇌물수수 혐의 규명 과정에 결정적 물증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최씨가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른다는 주장을 깰 중요한 증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서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그날(2014년 4월16일) 신체 컨디션이 좋지 않아 관저에서 근무했다”며 “대통령은 퇴근 개념이 없는 24시간 재택근무 체제”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총 7번 전화 통화를 하며 구조 업무를 했다”고 밝혔으나 통화기록을 내지는 않았다. 헌재는 “대통령의 기억을 살려 당일 행적에 대해 밝히라고 했는데 답변서가 요구에 못 미친다”며 통화기록 제출 등 보완을 요구했다.
3차변론도 핵심 증인인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8· 〃)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불출석으로 파행이 되자 박한철 헌재소장은 박대통령 측의 심리 지연 움직임을 경고했다.
박현준·김민순·김건호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