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최순실 제2의 태블릿 PC 확보

삼성측 지원금 관련 이메일 등 담겨 / 장시호가 제출… ‘뇌물죄’ 결정적 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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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0일 최순실(61·구속기소)씨 소유의 또 다른 태블릿PC에서 삼성그룹의 최씨 일가 지원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 태블릿PC는 지난해 JTBC 보도로 알려진 태블릿PC와 다른 것이다.

특검팀은 최근 최씨 조카 장시호(38·〃)씨로부터 최씨가 2015년 7∼11월 사용한 태블릿PC를 임의로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최씨가 직접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태블릿PC에선 최씨가 딸 정유라(21)씨의 승마 훈련 지원용으로 독일에 만든 코레스포츠의 설립 과정, 삼성 측의 지원금 내역 등과 관련한 다수의 이메일, 2015년 10월13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 말씀자료 중간 수정본 등이 발견됐다.

10일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박영수 특검이 출근하고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박 대통령의 임기 중반을 넘어선 시점에도 최씨가 말씀자료 작성에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취임 초기에만 최씨의 의견을 들었다는 박 대통령의 해명과 배치된다.

’제2의 태블릿PC’는 특검팀이 최씨 집의 폐쇄회로(CC)TV 화면에 찍힌 장씨를 조사하면서 세상에 나오게 됐다. 지난해 10월 초 찍힌 이 CCTV에는 장씨가 최씨의 부탁으로 최씨 집 안의 짐을 옮겨 나오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 태블릿PC는 향후 박 대통령과 최씨, 삼성을 잇는 뇌물수수 혐의 규명 과정에 결정적 물증이 될 전망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최씨가 태블릿PC를 사용할 줄 모른다는 주장을 깰 중요한 증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에서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 “그날(2014년 4월16일) 신체 컨디션이 좋지 않아 관저에서 근무했다”며 “대통령은 퇴근 개념이 없는 24시간 재택근무 체제”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김장수 당시 국가안보실장과 총 7번 전화 통화를 하며 구조 업무를 했다”고 밝혔으나 통화기록을 내지는 않았다. 헌재는 “대통령의 기억을 살려 당일 행적에 대해 밝히라고 했는데 답변서가 요구에 못 미친다”며 통화기록 제출 등 보완을 요구했다.

3차변론도 핵심 증인인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8· 〃)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불출석으로 파행이 되자 박한철 헌재소장은 박대통령 측의 심리 지연 움직임을 경고했다.

박현준·김민순·김건호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