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1-15 18:25:25
기사수정 2017-01-15 20:46:43
김종 “사장 추천”… 사유화 노린 듯/특검, 박 대통령 개입 여부 등 조사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한국관광공사 산하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장 인사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가 GKL을 사유화하려 한 것은 아닌지, 박 대통령이 최씨의 인사전횡을 묵인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1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김종(56·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최근 특검 조사에서 “최씨에게 이기우(65)씨를 GKL 사장 1순위 후보자로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지노 사업이 핵심인 GKL은 최씨가 박 대통령을 등에 업고 각종 이권을 챙긴 곳이다.
GKL 사장 인사는 전임인 임병수(66) 전 사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물러나는 바람에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임 전 사장은 청와대와 오랜 기간 갈등으로 사실상 퇴진을 강요당한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히 당시 임 전 사장 퇴진을 두고 청와대 ‘입김’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후임자인 이 사장은 2015년 10월 말 GKL 사장으로 내정됐고 한 달 뒤 공식 취임했다. 노태우정부 때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근무한 이 사장이 GKL 사장으로 내정되자 당시 GKL 노조는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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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공판 출석하는 최순실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씨가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주목할 점은 사장이 교체된 시점이다. 2015년 하반기는 최씨의 이권 개입이 본격화한 때로서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작업에 시동을 건 것도, 독일에 설립한 코레스포츠를 통해 삼성과 220억원대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여원을 송금받은 것도 이 시기다.
최씨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인사를 사장 자리에 앉혀 사실상 GKL을 사유화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검찰 조사에서 최씨는 박 대통령 힘을 빌려 GKL에 배드민턴·펜싱 선수단 창단과 함께 자신이 설립한 더블루K와의 매년 80억원대 업무대행 용역계약 체결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최씨는 장애인 펜싱팀 창단을 성사시키고 선수 에이전트비 명목으로 3000만원을 챙겼다.
특검팀은 이러한 최씨의 ‘공기업 인사농단’ 이면에 박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가 개입했는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최씨를 지원하고자 임 전 사장 퇴임을 강요했다면 직권남용죄에 해당할 수 있다.
김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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