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복 교체도 '최순실 작품' 의혹…특검도 수사 가능성

지난해 10년만에 이뤄진 경찰 제복 교체 배경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도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하고 교체 과정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경찰인권센터 장신중 소장(전 총경)은 15일 페이스북에 경찰청이 지난 2015년 제복 교체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며 그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올렸다.

장 소장은 "(경찰청은) 수백억대 사업을 사전 계획도, 예산도 없이 멋대로 밀어부쳤다"면서 "경찰관 90%가 선호하는 디자인을 배제함은 물론, 물이 빠지고 보풀이 일어나는 불량 원단을 사용하도록 한 데에는 분명히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확신한다"고 썼다.

장 소장은 지난 8일에도 "경찰청은 지난해 강신명(전 청장)이 독단적으로 변경한 제복 원단을 공급한 업체가 대구의 '보광직물'이 맞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경찰 제복으로 교체하는 데 228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중 23억원이 들어가는 바지 원단 납품 업체로 대구 기업 보광직물이 선정됐다.

바지 원단 납품 업체를 선정 입찰은 2015년 11월 5일부터 단 2주간 이뤄졌다. 원단 입찰의 경우 원자재 확보와 제안서 작성 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입찰 기간이 너무 짧아 경찰청이 처음부터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비례대표 대구 시의원이기도 한 보광직물 대표인 A씨가 최씨와 친분이 깊다는 의혹도 나왔다.

A씨는 특히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의 10월 이탈리아 방문 때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것을 비롯해 8차례 넘게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복 교체 사업이 진행되는 2015년은 최씨의 이권개입이 본격화된 때라는 점도 의혹의 목소리에 힘을 더한다.

새 경찰 제복과 관련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새 제복이 일선 경관들에게 지급되자 물 빠짐이 심하고, 보풀이 일어나는 등 품질이 낮다는 불만이 SNS 등을 통해 번졌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검이 수사에 착수해 이러한 특혜 의혹을 파헤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특검의 한 관계자는 "인지는 한 상태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수사에 들어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