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1-16 19:01:54
기사수정 2017-01-16 19:01:54
첫 최고위원 회의 주재/박 대표 ‘선 자강·후연대론’ 강조/김영환 “먼저 텐트 쳐선 안 돼”
‘대선 체제’를 선포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취임 첫날부터 제3지대 새판짜기를 당의 중심 화두에 올려놨다. 하지만 지도부 일부가 이에 반발해 충돌이 예상된다.
박지원 대표는 16일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자강론과 연대론은 동전의 양면으로, 큰 천막을 치려면 더욱 깊게 단단하게 우리 당의 기둥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 대표가 주장하는 자강을 지지하면서도, ‘빅텐트’ 즉 국민의당이 주도하는 제3지대 새판짜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확인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의 통합론 주장에는 “(민주당의) 연합·연대(제안)에 대한 국민의당의 답은 결선투표제”라고 받아쳤다. 그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 등 제3지대 인사들과도 곧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다음에 뵙자”고 한 것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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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남정탁 기자 |
하지만 김영환 최고위원은 “전대를 통해 자강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성과인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빅텐트론으로 전환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이에 반발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총선에서도 독자노선론을 고수했다. 그는 “강이 얼기 전에 절대 강을 건너려고 해선 안 된다. 반 전 총장은 정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먼저 텐트를 치고 기둥을 세우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안철수계’를 자처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안 대표가 추천한 비례대표인 이상돈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에서 “(국민의당이 제3지대를 묶는 빅텐트가 되는 것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도 각자의 입장에 따라 연대, 자강을 놓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반 전 총장을 만나겠다면서도 이날 그가 박근혜 대통령과 통화하며 “잘 대처하라”고 말한 사실을 전해 듣고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죽이 잘 맞는 것 아닌가. 이렇게 되면 우리와 상당히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복잡한 당내 기류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주홍 최고위원은 이날 새 지도부의 전직 대통령 묘소 참배를 문제 삼았다. 박 대표는 이날 새 지도부와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현충원 참배를 하면서 탄핵 정국임을 감안해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소를 제외시켰는데, 황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지 않은 것은 창당 정신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