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1-19 18:42:33
기사수정 2017-01-19 22:31:08
물밑 가시화 불구 양측 모두 부인/정병국 “오면 환영… 조건은 없어”/유승민·남경필 “공정경선 돼야”
보수진영 유력 대선후보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함께할 세력으로 바른정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지고 있다. 바른정당에서는 “특별우대는 없다”며 그의 몸값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 전 총장에 대한 바른정당 대선주자들의 견제 발언도 연일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바른정당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준비 팀장·고문단 회의에서 반 전 총 측에서 사무총장직 등 일부 당직 지분을 전제조건으로 입당을 타전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들어오면 환영한다는 기본 입장 외에 다른 어떤 조건이 있는 입당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잘라 말했다. 반 전 총장 측에서도 “전혀 사실무근이며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양측이 공식 부인했지만, 물밑에서는 반 전 총장의 바른정당행을 놓고 교감을 나누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바른정당 관계자는 “공식적인 통로는 없지만, 서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서 접촉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과 새누리당에서 반 전 총장 영입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양측이 가까워지는 이유로 분석된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이날 부산시당 창당대회에서 “반 전 총장이 갈 데가 없다. 우리 당에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유승민 의원·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당내 대선주자들은 반 전 총장 및 당내의 영입 움직임에 경계의 시선을 보이고 있다. 반 전 총장의 입당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경선은 반드시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 전 총장에게 유리하게 경선 룰이 짜이거나, 추대 형식이 되버리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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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구 엑스코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새누리당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반성과 다짐, 당내 화합을 위한 권역별 당직자 간담회’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우택 원내대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부터) 등 참석자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
이날 부산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한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산적한 국내 문제를 개혁하기에는 역부족한 인물”이라며 반 전 총장을 평가절하했다. 10년간 있었던 대한민국의 엄청난 변화를 반 전 총장이 제대로 알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는 전날 밤 언론 인터뷰에서도 “반 전 총장 같은 분이 대통령이 되면 개혁이 힘들어질 것으로 본다. 그분의 삶 자체가 개혁과 무관하다”고 날을 세웠다. 남 지사도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이 요즘 오갈 데가 없는 것 같다. 외국에 오래 계시다 보니 우리 사회가 이해가 안 돼 곤혹스러운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며 “그것이 그분의 숙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불거진 반 전 총장의 구설을 꼬집은 것이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