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1-21 16:24:03
기사수정 2017-01-21 18:16:31
“박근혜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시집와 열심히 한 며느리다.”
박근혜정부에서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을 받았다 낙마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이 21일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가해 박 대통령을 ‘대한민국에 시집 온 며느리’라고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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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석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 |
이날 오후 문 전 주필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이 주축인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가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연 집회에 연사로 나와 이같이 말하며 “그 며느리가 차가운 뒷방에서 울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곳은) 고종이 아관파천 후 돌아왔던 덕수궁은 어두운 역사의 현장”이라며 “우리는 지금 다시 어둠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는 세력이 날뛰고 있다”면서 “이 땅을 어둠으로 끌어들여 망하게 하려는 세력이 활개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하의 날씨에 눈발까지 날렸으나 대한문 일대를 가득 메울 정도로 모인 시민들은 문 전 주필의 발언에 환호했다. 문 전 주필은 “어둠의 세력은 자유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다”며 “민주주의는 민주의 함성으로가 아닌 법치로 지키는 것이고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법은 증거주의”라며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조작된 국민정서가 아닌 증거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 전 주필은 “촛불에 나간 사람들은 잘 모르고 나간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미워하지 말고 품어주자. 그들이 어둠의세력에서 벗어나 태극기를 들게 하자”고 촛불민심을 평했다.
문 전 주필은 2014년 6월 헌정사상 기자출신 첫 총리 후보로 지명 받았지만, 지명 다음날 공개된 과거 교회 강연 영상 발언이 거센 역사관 논란에 휘말려 청문회 문턱도 가보지 못한 채 물러난 바 있다.
김선영·배민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