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1-21 20:46:22
기사수정 2017-01-21 20:46:22
21일 서울 도심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 재벌 총수 구속을 촉구하는 ‘13차 촛불집회’와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10차 태극기집회’가 열렸다. 이날 ‘촛불’과 ‘태극기’로 대변되는 양쪽 집회에는 현 시국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5070세대의 시각이 존재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 퇴진 조기탄핵 13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한 전모(73)씨는 “대통령이 대통령답지 않다. 탄핵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씨는 “(대통령은) 주권을 임시로 위임받은 것인데, 그것을 사적으로 썼다”며 “앞으로 이런 대통령이 나오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광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전씨는 “주변에서 태극기집회에 나가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해가는 부분도 있긴 하다”면서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의 행위는 국가 전체적으로 부적절했다”고 강조했다.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남양주에서 왔다는 김모(64)씨는 “정의가 중요하지 박근혜가 중요하지 않다”며 “거짓이 아닌 정의가 앞서야 하는데, 이 정권에서는 그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순실은 처벌하면 그만이지만 문제는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는 박 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집회 참석자 서모(64)씨는 “저쪽에선 태극기집회라는데 우리도 태극기를 달 때는 단다”며 “태극기를 저렇게 흔들고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고 속내를 밝혔다. 서씨는 “60대 입장에서 (태극기집회에 참석해) 저렇게 다니는 사람들이 부끄럽다”며 “우리 촛불은 자발적으로 나왔다. 저쪽은 그런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10차 탄핵반대 태극기집회’에 참석한 5070세대는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한 것”이라며 대의명분을 앞세웠다. 집회 참가자들 가운데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계엄령뿐! 군대여 일어나라’, ‘촛불은 인민, 태극기는 국민’ 등이라고 적힌 팻말을 소지한 이들도 보였다.
서울 방이동에서 왔다는 강모(76)씨는 “한국은 법치주의 국가”라며 “박 대통령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개성공단 폐쇄, 전교조 해체, 통진당 해체하니까 대통령에게 등돌린 세력들이 생겨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부터 청렴하고 돈 한푼 받아본 일이 없다”고 박 대통령을 옹호했다.
서울 천호동에서 왔다는 장모(71)씨도 거들었다. 장씨는 “최순실 때문에 잘못된 부분도 있지만, 종북 빨갱이에 물든 언론과 정치권이 더 문제”라며 “그래서 자발적으로 집회에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씨는 “언론에서는 대통령이 개인 축재했다고 나오는데, 역대 대통령들도 측근 비리 있었다”며 “박 대통령은 지금 설(說)만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뉴스에 나오는 것을 믿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대통령이 잘못했으면 법에 의해 심판받아야 하는데, 여론에 의해 탄핵이 추진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 전농동에서 왔다는 이모(58)씨도 “대통령이 변호사 선임해서 조사에 응하겠다고 했는데 검찰이 대통령에게 공범이라고 하더라”며 “박 대통령은 돈 한푼 받은 거 없다. 밥도 안 먹고 일한다더라”고 말했다. 서씨는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언론이 매도하는 것이다. 다 거짓말”이라고 ‘언론 탓’을 했다.
김선영·배민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