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에서도 선거혁명?… 총장 모의투표서 열세 예상 이용훈 1위

카이스트에서도 반전이 일어나나?

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경종민(전기 및 전자공학부)·이용훈(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등이 차기 카이스트 총장을 놓고 치열한 3파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 교수가 재학생 모의투표에서 가장 선호하는 정책비전을 제시한 후보로 나타났다.

22일 카이스트총학생회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실시된 학내 온라인 모의투표에서 지명도에서의 열세를 딛고 참가자 절반 이상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냈다.

모의투표는 학부와 대학원총학생회가 공동질의한 주요 정책과 이슈 15개(학부 6개, 대학원 9개) 항목별로 가장 공감하는 후보의 답변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학부생 651명과 대학원생 243명 등 894명이 참여했다.

투표 결과 이 교수는 가장 많은 13개 항목에서 최다 지지를 받았다.

학부에서는 학사 운영방향·전공제도 개혁·기성회비·대학평의회 구성 등 4개 분야에서 1위, 학내 소통과 학생인권 향상 항목에서 2위를 기록했다.

대학원에서는 연구환경·학생 인건비관리시스템 개혁·부패근절 등 9개 전 항목에서 1위를 휩쓸었다.

신 총장은 학부생들과의 소통, 경교수는 학부생 인권보장 항목에서 각각 1위를 기록했다.

항목별 지지를 합산한 전체 지지도에서도 이 교수는 55.3%(3368표)로 월등히 앞섰다.

경 교수가 1484표(24.5%), 신 총장이 1241표(20.3%)로 뒤를 이었다.

학생회측은 “후보자 면담과 서면질의 결과를 종합해 온라인에 공개하고 투표를 진행했다”며 “학내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해결방안에 구체성을 띤 후보가 공감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카이스트 차기 총장은 다음달 초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15명의 이사진 투표로 결정된다.

청와대가 사실상 내정했던 종전과 달리 대통령 탄핵으로 모처럼 경선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학생회는 학생들의 의사가 총장선출 절차에 반영되도록 이사회에서 직접 모의투표 내용을 발표할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한성진 학부 부학생회장은 “이번 모의투표는 후보에 대한 지지 표시라기 보다는 카이스트의 현안문제나 비전에 대한 후보와 학생들의 생각과 의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직접 설명이 무산되면 이사들에게 개별 통보해 투표에 반영토록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