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박·김 "3야 공동정부"… 당은 경선룰 결정 강행

3인, 좌담회서 지도부에 강력 요청… 대선주자 연석회의 소집 제안도 / 당, ‘완전국민경선’으로 룰 확정… 모바일 투표·결선 투표 등 도입 / 김·박 반발… 이 “당 결정 존중” 더불어민주당이 24일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룰을 확정했다. 완전국민경선제를 골자로 한 룰은 25일 최고위원회 보고를 거쳐 당무위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야 3당 공동정부와 공동경선을 요구해온 김부겸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측은 유감을 표하며 반발했다.

민주당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회 양승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이 누구나 동등한 권한을 갖고 후보를 선출하는 국민경선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거인단 참여를 희망하는 유권자는 누구가 신청할 수 있으며, 대의원과 당원과 동등한 1인 1표를 행사할 수 있다. 선거인단은 전화와 인터넷 등으로 접수하며 탄핵 전 1차로, 탄핵 인용 후 2차로 모집한다. 경선 시기가 촉박한 만큼 권역별 순회경선은 최소 4차례 정도로 진행하기로 했다. 후보등록은 26일부터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경선에는 결선투표가 도입된다. 1차 투표에서 최다득표자가 과반 득표율을 하지 못할 경우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한다. 결선투표는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다른 주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권리당원과 대의원에 가중치를 적용하지 않은 것도 문 전 대표가 권리당원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왼쪽부터),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이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야권 공동정부 추진 대선주자 초청 좌담회에서 손을 잡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오른쪽)이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야권 공동정부 추진 대선주자 초청 좌담회’에서 대선 경선 룰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민주당 김부겸 의원, 이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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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는 모바일(ARS), 인터넷, 순회경선, 현장투표 등 네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양 위원장은 “ARS 투표에 대한 투명성 및 안정성 확보를 위해 ARS 투표검증단을 설치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모바일과 함께 도입된 인터넷 투표는 충성도가 높은 팬덤을 갖고 있는 문 전 대표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지도부에 공동정부, 공동경선을 촉구하며 경선 룰 협상에 불참해온 김 의원과 박 시장 측은 강력 반발했다. 김 의원 측의 허영일 대변인은 “김 의원과 박 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세 사람이 합의해 당에 제안한 내용에 대한 진지한 검토 없이 위원회가 당규제정안을 의결한 것은 유감”이라며 “최고위원회가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박 시장 측의 박홍근 의원은 “주자들의 합의 없이 당이 일방적으로 경선 규칙을 확정한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당 지도부는 최소한의 성의 있는 답변이나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전례없는 일방통행만 보여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두 주자와 함께 공동정부 구성에 동참한 이 시장은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수용했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과 박 시장의 경선 불참 가능성도 나왔지만, 양측 모두 부인했다. 양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가 문제제기하는 것은 룰이 아니라 최소한 공동정부에 대한 지도부의 입장을 표명해 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지도부도 두 후보의 주장을 이해하고 고심해왔다”면서도 “공동정부라는 것은 결국 상대가 있는 문제인데, 상대들이 거부하고 있는데 우리가 일방적으로 얘기해서 될 문제는 아니지 않으냐”고 난색을 표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수권정당으로서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는 준비를 착실히 갖춰 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선 후보 선출, 후 검토’ 입장을 냈다. 국민의당도 일단 부정적인 기류다.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은 공동정부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달중·유태영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