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1-26 22:51:44
기사수정 2017-01-26 23:00:28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일명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돈을 받고 동원됐다는 의혹을 26일 JTBC가 보도했다. 보도에서는 참가자들의 용모, 시위 현장 상황에 따라 일당을 달리하는 ‘참가자 가격표’까지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태극기집회의 ‘모집책’을 자처한 관계자들은 취재진에게 돈을 주고 집회 인원을 모으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한 ‘친박(친박근혜) 단체’ 회장은 “(시위대 동원을 위해) 지역별로 버스를 전부 배차해놨다”며 “(그 안에) 원래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몇 명 없다. 2만원을 주면 (시위하러) 올라온다”고 말했다.
이들에 따르면 추운 날씨로 시위 상황이 열악하고 자발적으로 시위에 참여했다는 인상을 줄수록 참가 보상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통상 일당은 2만원이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한 사람당 6만원까지 지급한다고 밝혔다. 특히 젊은 여성이 유모차를 끌고 참석할 경우 인원이 많아보이고 가족이 함께 나왔다는 모습을 연출할 수 있어 일당이 15만원까지 오른다는 것이다.
친박집회 관계자들은 시위대 모집 활동을 최대한 숨기기 위해 노숙자에게 목욕을 권장하거나 지방 인원을 동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집회 참가자는 “목욕을 하고 나오면 5만원씩 준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참가자의 용모가 단정할수록 집회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 깔렸다. 한 모집책은 취재진에게 “(지금) 천안 쪽으로 가야해. 서울서 (집회 인원을) 다 맞춰놨는데 그 사람들이 안 된다고 해서…”라며 지방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음을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태극기집회와 관련해 “(집회 규모가) ‘촛불시위’의 두 배도 넘는 정도로, 열성을 갖고 많은 분이 참여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해야 된다, 법치를 지켜야 된다’는 것 때문에 고생도 무릅쓰고 나온다는 것을 생각할 때 가슴이 미어지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