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쉰 주말 도심에선 "계엄령 선포하라"

정유년 새해 설날인 28일은 지난해 10월 이후 13주일 만에 주말 촛불집회가 없는 토요일이었지다. 하지만 서울 도심에서는 탄핵 반대단체의 소규모 집회와 세월호 유족들의 합동 차례가 이어졌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지난해 10월29일부터 이어 왔던 주말 촛불집회를 이날 열지 않기로 했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과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탄핵반대 단체들도 주말마다 벌였던 대규모 집회를 이날 쉬었다.

반면 또다른 탄핵반대 단체인 ‘자유통일유권자본부’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과 서울광장에서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서울광장의 3분1가량을 채운 채 “헌법재판관님 탄핵만은 절대로 안 됩니다”, “계엄령을 선포하라”, “탄핵 반대” 등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계엄령 선포하라” 등 구호가 적힌 깃발과 플래카드, 그리고 태극기를 들고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4시16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의 합동 차례가 열렸다. 시간을 4시16분으로 한 것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16일을 추모하기 위해서다.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인 유족들과 시민들은 300여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정 앞에 떡국과 도넛, 과일과 고기, 산적, 전 등을 얹은 차례상을 차려놓고 묵념과 추고 발언을 이어가며 희생자들을 기렸다. 참사 후 세 번째 맞이하는 설 차례상인데도 유족들은 애끊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연신 눈물을 훔쳤다.

지나가던 시민도 차례에 동참해 흰 국화를 영정 앞에 헌화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유족과 시민들은 차례를 마친 뒤에는 떡국을 나눠 먹었다.

앞서 오전 10시에는 세월호분향소에서 가까운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캠프에서 예술인들과 해고·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합동 차례가 있었다. 이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 “비정규직 철폐”, “정리해고 폐지”, “세월호 진상규명” 등 글씨를 붓으로 축문을 써 읽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