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1-30 19:09:21
기사수정 2017-01-30 19:09:21
선관위 “전담 TF팀 구성 대응”
가짜 뉴스의 해악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전 세계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조기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도 가짜 뉴스 경계령이 이미 내려진 상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가짜 뉴스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방·흑색선전 전담 TF(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여 대응하고 있으며,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도 주요 심의대상 인터넷언론사를 대상으로 가짜 뉴스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유언비어 신고센터를 지난 11월부터 가동 중인데 이미 5000여건이 접수된 상태다.
각국 정부가 그야말로 가짜 뉴스와 전쟁을 선포한 수준이지만 이를 뿌리뽑기는 쉽지않다. 먼저 엄격한 제재가 필요한 가짜 뉴스와 유언비어, 소문과 뉴스 패러디를 구분해야 하는데 이 자체가 쉽지않다. 특히 정치인·정치권을 상대로 한 풍자뉴스는 서구의 오랜 전통이기도 하다. 미국에선 ABC, CNN 등 기성 언론사와 거의 동일한 디자인의 가짜 뉴스 사이트가 풍자 내지 재미를 핑계로 번듯하게 영업 중이다. 아예 ‘과학자들, 암 치료 기술 발견’ 등 오로지 재미만을 위한 허구 뉴스를 만들어내는 ‘디 어니언’, ‘엠파이어 뉴스’ 등 독자적인 가짜 뉴스 사이트도 적지 않다. 1938년 10월 30일 저녁 미국 CBS 라디오를 통해 천재 작가 오손 웰스가 음악 중계 방송 중간에 속보 형식으로 외계인의 지구 침공 소식을 가짜 뉴스로 방영해 대소동을 일으킨 이래 숱한 가짜 뉴스가 나름의 문화를 형성했을 정도다.
전통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중요시하는 미국에서 가짜 뉴스 제재를 위한 실질적인 법적, 제도적 방안이 나올지는 의문이다. 국내의 경우 국외에 서버를 둔 가짜 뉴스에 대해선 뾰족한 단속 방안이 없을 수 있다. 또 국내에서 논란이 되는 경우라도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관련 조항이 있는 포털 등과 달리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 및 페이스북을 통한 가짜 뉴스 범람은 제때 단속하지 못하거나 사후 조치조차 힘들 수 있다.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