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확실성 커질때 치킨·피자집 타격 커

치킨·피자집 등 서비스업이 정치적 불확실성에 유독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말부터 불거진 ‘최순실게이트’로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퇴직 후 식당 등을 연 중장년층들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3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고용 및 산업활동은 사건 발생 이후 1∼2분기에 걸쳐 위축된 후 3분기부터 회복되는 ‘U자’형 패턴을 보였다. 보고서는 1990년부터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까지 9건의 정치적 사건들이 고용, 생산 등 실물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여기에는 노태우 정권 시절 수서 택지비리(1990년 10월∼1991년 3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 비리(1997년 6∼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인척 비리(2002년 6∼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통과 및 기각(2004년 3∼5월), 이명박 대통령 정권 당시 소고기 수입 반대(2008년 4∼6월) 등도 포함됐다.

산업생산 내 서비스업이 유독 회복속도가 느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업의 생산증가율은 주요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기 1∼2분기 전에는 평균 4.6%를 보였지만 사건 이후 1∼2분기에는 평균 0.9%를 나타내며 5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생산증가율은 사건 이후 3분기에는 0.8%로 더 떨어졌고 4분기가 돼서야 1.6%로 올라갔다. 4분기를 거칠 때 비로소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반면 제조업은 서비스업에 비해 회복속도가 빨랐다. 제조업의 생산증가율은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기 1∼2분기 전에 평균 7.2%를 보였고 사건 이후 4.8%로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사건이 발생한 후 3분기부터는 반등세를 보였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고용시장에서 자영업자들과 임시일용직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전체 취업자의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정치적 사건 1∼2분기 전에는 2.1%를 기록했지만 사건 이후 1∼2분기에는 평균 1.2%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증가율은 0.7%에서 -1.4%로, 임시일용직은 1.5%에서 -1.2%로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민간소비와 연관성이 깊은 음식·숙박, 도소매 등 전통 서비스업과 이들 업종에 주로 종사하는 임시일용직과 자영업자에 미친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고 회복속도도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