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컷의 울림] 스마트폰에도 하늘의 축복을

첨단기기에도 축복이 유효할까. 프랑스의 마리 르퀸 신부가 지난 21일(현지시간) 니스의 한 성당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축복을 전하고 있다. 기계를 축복한다는 건 생경하다. 우리가 스마트폰에 의존해 살아간다는 점에 비춰 보면 어쩐지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미래적 인간’으로 꼽히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6월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이미 사이보그”라고 주장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누구나 온라인 자아를 만들고 수백만 명에게 순식간에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는 ‘사이보그적 능력’을 갖췄단 의미다. 그는 스마트기기를 신이 내린 축복으로 봤다. 기술은 양면적이다. 스마트폰으로 인간 능력은 배가됐지만 타인에의 관심, 일상 속 대화 등 실제적 교감은 줄었다. 다시 보니 르퀸 신부는 축복하는 게 아니라 ‘정화’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술중독사회’를 쓴 공학자 출신 저술가 도야먀 겐타로는 말했다. “아무리 훌륭한 기술도 우리 자신을 구원하지는 못한다.”

조성민 기자·애틀랜틱 캡처